원어민이면 교사인가?

제 목
원어민이면 교사인가?
작성일
2008-12-1
작성자

교과부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를 도입합니다. 전임강사로 1년간 채용하여
?빠르면 2010년부터 초등학교에 보내준다는 겁니다. 물론 잘되면 나중에는 중고등
?학교로 확대하겠지요. 지금 원어민 교사라는 이름으로 교실에 외국인을 들여보내
?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 사람을 활용하자는 것이니, 훨씬 잘된 일인 것 같습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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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원어민 교사 제도는 문제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교사 자격이 없는
?데도 영어를 할 줄 아는 것만으로 교단에 서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태어났으니, 기본적으로 영어를 읽고 말합니다. 그러나 영
?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거나, 심지어 가르치는 학생을 성추행하거나 마약에
?손대는 사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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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는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학생에게 단순히 전달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 않는다.’고 할 만큼 학생 인성에 아
?주 큰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교사에게 지식
?못지않게 교육자로서 지녀야할 인격을 요구하며, 한편으로 교사에게 사회적으로
?배려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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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로 어느 나라든 교사가 되는 절차를 제도적으로 마련하고, 제대로 된 교사
?를 양성하려 합니다. 그래서 그런 절차를 밟아 교사가 되려는 사람은 어떤 과정
?을 잘 알아야 하며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를 본격적으로
?연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인문대에 국어국문과가 있는데도 사범대에 국어교육과
?를 따로 둡니다. 말하자면 국어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학생 앞에 어떤 자세
?로 설 것인지도 고민하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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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양성한 교사가 학교에 근무하며 초심을 잃을까봐 사회는 끊임없이 감시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전문성을 잃고 부적격, 무능력 교사로 확인되면 그 교
?사가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학교를 떠나게 하지요. 즉, 교사 자격
?증이 없는 한국인에게 학생들을 맡기지도 않지만, 교사 자격증이 있어도 교사로
?서 제 몫을 못한다 싶을 때는 언제든지 교사 자격을 박탈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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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도 원어민에게는 그런 자격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원어민 중에는 한국 사
?회가 요구하는 가치관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심지어 한국이 어떤 나라
?인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오기도 합니다. 그런 외국인에게
?영어를 모국어로 쓴다는 것만 믿고 우리 학생을 무작정 내맡기는 꼴입니다. 그러
?니 학생들이 제대로 배우는지, 외국인이 잘 가르치는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그
?외국인이 본국에서 파렴치범으로 수배된 인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그럴 줄
?몰랐다.’는 식으로 발뺌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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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교과부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를 도입할 때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
?향을 잘 고려했으면 좋겠습니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한국인이면서 영어를 잘하
?고, 영어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를 공부한 사람, 인격적으로 학생들에게 모범적
?인 사람이어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