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대통령과 두꺼비 대통령

제 목
쥐 대통령과 두꺼비 대통령
작성일
2008-06-30
작성자

요즘 학생들이 교사를 경찰서에 신고하기도 합니다. 이를 두고 기성세대들은
?“아무리 못마땅해도 그렇지. 어디 감히 선생님을…”하는 심정으로 거부감을
?느낍니다. 객관적 사실과 사회 정서가 부딪친 셈인데, 요즘 촛불 집회에는 이보
?다 더 심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들이 현직 대통령을 쥐에 빗
?대 친구 나무라듯이 하는가 하면, 이름 한 글자를 바꾸어 ‘땅박, 엇박, 외박’
?이라고 부르며 대통령을 조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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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성세대가 아무리 심정이 착잡해도, 그런 세태를 조장한 것도 기성세대이니,
?그 젊은이들을 탓하기 전에 자기 손바닥부터 장을 지질 일이지요. 노무현 정권
?때 대통령이 싫다고 사람들은 함부로 이야기했습니다. 어느 국회의원은 대놓고
?대통령을 두꺼비에 빗대는가 하면, 어느 정치인은 대통령이 고졸이라서 무식하다
?고 했습니다. 나중에는 아예 정치판에서 왕따를 시키려고 대통령을 탄핵하였지
?요. 지금 일들은 자업자득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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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말에 ‘읍참마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절대자가 가까운 사람을 희생양으
?로 삼아 할 수 없이 죽인다는 말입니다. 대개는 개인적인 정보다 공공성을 중요
?하게 생각하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절대자가 가까운 사람도
?죽였기 때문에, 이제 어느 누구든 죽일 수 있다는 섬뜩함도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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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사랑도 미움도 되도록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습니다. 그 선을 넘는 순
?간 살벌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예부터 부부가 싸움을 할 때 아무리 화가
?나도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고,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고 했지요. 자칫하면 서
?로 헤어지게 되고, 헤어지고 나서도 철천지원수가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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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일을 잘못하면 대통령도 비난 받고 조롱거리가 됩니다.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지요. 처신을 잘못하면 .이제는 누구든
?욕을 먹습니다. “그래도 선생님한테 어딜 감히…”하며 탓할 수 없으며, 과거
?로 되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조롱받지 않으려면 처신을 잘 하는 길밖에 없습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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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물대포로 진압하는 경찰에 왜 맞서겠습니까? 되짚어 보면 우리 사회
?는 민주화 과정을 통해 이미 최루탄과 계엄과 광주 학살을 겪은 적이 있지요. 말
?하자면 공권력으로 밀어붙일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를 익힌 사회입니다. 유모
?차를 끌고나온 주부들은 말합니다. “경찰이여, 똑바로 해라. 난 아무 것도 무섭
?지 않다. 대통령도. 물대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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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은 대화와 소통으로 풀어야 했다며 실수를 자인하고 사과하였지
?요, 그 사실을 임기 내내 잊지 말아야 합니다. 상대방을 진심으로 배려하고 사랑
?하지 않으면 분노의 수위가 조롱보다 더 높아집니다. 사람들 마음 속 응어리가
?뭉치면 그때는 총칼로 분노를 잠재울 수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