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소망 교회’ 다닐까?
요즘 교직원을 비롯하여 공무원 자리 이동과 승진이 발표됩니다. 그리고 총선
?을 앞두고 공천자와 낙천자가 생깁니다. 그 결과를 두고 어떤 사람은 될 사람이
?되었다고 하지만, 한쪽에서는 될 사람이 안 되었다고 말합니다. 말석은 이해 관
?계가 몇몇 사람에 한정되나, 높은 자리는 권한이 커지면서 관련된 사람이 많고
?그만큼 말도 많습니다. 인사를 만사라고 하고, 인사가 으뜸이라고 하는 것은 그
?만큼 인사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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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에서도 이런저런 사람을 새로 뽑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김성
?이 후보자를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으로 내정하자, 국민의 70%가 임명을 반대하였
?습니다. 심지어 새 정부에 호의적인 단체조차 김 후보자가 각종 비리에 연루되
?어 장관에 부적격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장관이라는 직책은 한두 사람이 관련된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그랬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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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도 대통령이 여론을 무시하고 엊그제 김성이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했습니
?다. 이런 인사 기준를 두고 사람들은 성경 말씀에 빗대어 ‘믿음, 소망, 사랑.
?그 중에 제일은 소망이다.’라고 한답니다. 새 정부가 주로 ‘고려대, 영남 사
?람’을 중용하고, 특히 ‘소망 교회’ 연고자 중심으로 인사하는 것을 풍자한 말
?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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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친한 사람들과 우리 사회 ‘줄서기 풍토’를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모인 사람 중에는 어떤 윗사람에게 줄을 섰다는 사람도 있었지요. 자연스레 화제
?는 그 사람에게 집중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 설명을 들으니 윗사람에게 줄
?을 서는 원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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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공직이든 기업체든 연줄로 인사가 이루어진
?다는 겁니다. 그래서 평소 윗사람에게 눈도장을 찍어 놓아야 한다는 거지요. 물
?론 비교적 공정한 윗사람에게는 줄을 설 필요가 없습니다. 그 사람은 친하거나
?친하지 않거나 원칙을 지키니까 안면을 익혀 놓았다고 유리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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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윗사람이 합리적이라야 줄을 설만한 가치가 있겠다 싶지만, 그것이 그렇지 않답
?니다. 충성을 강요하는 사람일수록 결정적인 순간에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확실
?하게 밀어줍니다. 그러므로 그런 사람에게는 평소에 맹목적으로 충성심을 보여주
?어야 합니다. 군대 시절이나 학창 시절을 돌이켜 보랍니다. 남 보기에 혹독한 사
?람인데도 부하가 따르는 것은 그 윗사람이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 밀어주기 때문
?이라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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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말에 ‘인재는 주머니에 든 송곳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가만히 있으려 해
?도 재주가 툭툭 삐져나와 주목받게 마련이라는 거지요. 그런 사람은 정권에 상관
?없이, 윗사람이 누구든 언젠가 쓰일 사람입니다. 따지고 보면 그 자리에 맞는 사
?람을 앉히는 사회가 성숙한 사회고, 바람직한 사회입니다. 누구에게나 기회를 보
?장하고, 각자 지닌 개성과 다양성을 인정하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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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어떡하시겠습니까? 각종 부정과 불법을 저지르며 재산을 축적하고, ‘신
?앙심으로 복지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하더라도 무조건 밀어줄 윗사람과 평소
?에 적당히 연줄을 유지하는데 공을 들이시렵니까? (물론 줄을 잘 서야 합니다.
?잘못 서거나 줄을 서지 않으면 공천을 받지 못합니다.) 아니면 훗날 제대로 쓰
?일 것을 믿고 열심히 살면서 자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