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자에게 복은 없다- 정치 무관심을 경계하며

제 목
참는 자에게 복은 없다- 정치 무관심을 경계하며
작성일
2007-10-26
작성자

이야기 하나. 남성만 호주로 내세우던 호주제가 폐지되었습니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도 이제는 법으로 인정하려고 합니다. 군대에서도 동성애자 문제를 다루
?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종교법인 사립학교에서 학생에게 신앙을 강요할 수 없
?습니다. 교사가 학생을 체벌하려면 학부모 항의와 사회적 지탄을 각오해야 합니
?다.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권리와 외국인 자녀 교육권을 인정하고 있습니
?다. 이것이 최근 우리 사회 인권 실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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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바뀐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생각에 동조하는 사람이 늘면서 관행으로 굳었던 편견을 우리 사회가 버린 것이
?지요. 정확하게 말하면 나와 관계가 있든 없든 그런 생각에 동조하는 사람이 우
?리 사회 구성원의 절반을 넘었다는 뜻이지요. 그 문제는 이제 소수의 관심사가
?아니라, 다수의 의견이라는 겁니다.
?
? 이야기 둘. 가끔 텔레비전에서 떠돌이 개를 보여줍니다. 옛 주인이 채워놓은
?개목걸이가 목을 파고 들어갑니다. 굶주려 앙상하게 뼈만 남고, 자동차에 치여
?다리도 불편합니다. 인정 많은 동네 아주머니가 밥을 주어 겨우 연명하지만, 그
?래도 사람을 절대 가까이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소방경찰, 수의사, 동
?물 보호협회 회원이 동네를 포위하고, 며칠 동안 고생한 끝에 개를 사로잡습니
?다. 활짝 웃는 사람들과 새 주인을 만난 개, 그 개를 따뜻하게 키우는 주인을
?보여주면서 텔레비전은 미담을 끝냅니다.
?
? 이런 것은 개를 식용으로 여기던 때에는 상상할 수 없었지요. 더구나 요즘 사
?람들이 공무원을 바라보는 눈이 곱지 않습니다. 심지어 공무원을 하는 일없이
?노는 사람으로 취급하기도 하지요. 그런데도 그 잡종 개 한 마리를 위해 수많
?은 공무원이 출동하지만 사람들은 행정력을 낭비한다고 비난하지 않습니다. 오
?히려 노고를 격려합니다. 개를 잡아먹자는 사람보다 짐승의 생명조차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우리 사회의 절반을 넘었기 때문이지요.
?
? 이야기 셋. 어느 한국인이 외국계 회사에 취직하였습니다. 좋은 직장이 마음
?에 들어 이 한국인은 아주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 그 사람을 그 회사 외국인
?사장도 좋아하였습니다. 그렇게 몇 년 근무하다가, 어느 날 이 사람은 깜짝 놀
?랐습니다. 자기 팀 외국인이 자기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고 있었습니다. 자기보
?다 뒤늦게 입사했으며, 업무 능력이 떨어집니다. 인종 차별을 느꼈습니다. 그래
?서 사장에게 사표를 냈습니다. 그랬더니 사장이 깜짝 놀라며 말하더랍니다.
?‘아무 말 없이 열심히 일하기에 그 월급에 만족하는 줄 알았다.’고요.
?
? 사는 방식이 달랐지요. 한국인 직원은 자기가 열심히 일하면 사장이 알아서 올
?려주겠거니 하고 살았고, 외국인 사장은 ‘그러면 그렇다고 말을 해야 네 속을
?알지’ 하며 사는 사람이었던 겁니다. 그러니 그 한국인은 가만히 있지 말고 때
?가 되면 자기 요구를 드러내고 틈틈이 월급을 재조정했어야 했습니다.
?
? 이야기 끝. 우리 사회는 비정규직이 넘쳐나고, 청년 취업자가 30%도 안 됩니
?다. 1% 부자가 우리나라 땅을 절반 이상 차지하였습니다. 장사 안 된다는 사람
?이 잘 된다는 사람보다 더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참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
?습니다. 기껏해야 대통령을 탓하고, 우리가 더 노력하자는 정도에서 그치더군
?요. 그러나 참지 말고 분노하며 요구를 드러내야 합니다. 제도를 바꾸자고 들이
?대는 사람이 우리 사회 절반을 넘지 못하면 그 어느 것 하나 바꾸지 못하기 때
?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