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정글 투어

제 목
사이판 정글 투어
작성일
2000-10-26
작성자

첫날 오후 관광 일정으로 “정글 투어”를 선택했습니다. 이름으로 보면 커다란
칼을 들고 잡풀과 나무를 헤치며 밀림에 들어가는 것 같지요. 그러나 사실은 5-6
인용 지프차를 타고 숲속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 사이판 한 복판에 있는 타포
차우산 정상에 오르고, 서쪽 해변에 가는 일정이지요… 힘들 것이 없더라구
요…

타포차우산은 해발 473미터라고 해요… 타포차우라는 말은 “신의 축복이 내린
곳”이라는 뜻입니다. 이곳에 오르면 사이판섬 동서남북이 모두 한 눈에 들어오
고, 멀리 아굴잔섬, 티니안섬도 보입니다. 이 섬은 괌과 사이판 사이에 있는 섬
들이지요….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 산에 오르기만
해도 세상 온갖 시름이 다 달아나 버릴 것 같아요… 아쉽게도 사진으로는 타포
차우에서 바라보이는 바다며 해변을 보여 줄 수 없군요…

정상에서 내려와 “제프리 비치”라는 곳으로 옮겼습니다. 원래는 사이판 관광지
가 거의 서쪽에 몰려 있지요. 주로 백사장이 있는 해변입니다…. 그런데 이 동
쪽 바닷가는 파도가 세고 화산 용암으로 되어 있습니다… 편안하게 휴양하기는
어렵습니다. 동쪽 해변과 또 맛이 다른 풍경을 보는 셈이지요…. 텔레비전 드라
마 “여명의 눈동자”에서 채시라가 정신대로 이곳에 끌려왔다가 탈출하고 자살하
려던 장면을 찍은 곳이랍니다…

왼쪽 사진을 보면 동양인 얼굴 옆면처럼 보이지요… 오른쪽 사진에서는 오뚝한
매부리 코를 지닌 서양인 얼굴 옆면을 보는 듯합니다… 가운데 사진은 양쪽 바
위를 다 넣고 찍은 것입니다… 우리 나라 노래방 배경 화면으로 많이 나오는 곳
이라네요…. 바닷가에는 까만 재가 많아요… 화산재이지요.

다시 자리를 옮겨 “타이거 비치”라는 곳으로 갔어요… 바위 생긴 것이 꼭 호랑
이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하는데, 제 뒤로 보이는 것이 호랑이 뒷모습입
니다.. 그 중에는 거북이 같이 생긴 바위도 있더군요(오른쪽 사진 뒤쪽)… 여기는 뜨
거운 용암이 바다로 흘러내리며 굳어진 곳인데, 정말 기괴하게 생긴 바위가 많습니
다. 가운데 사진이 용암이 흘러내리며 굳어져서 계단 모양 수반처럼 형성된 곳을 찍
은 것입니다. 바닷물과 어우러져 아주 환상적인 모습으로 남아 있는데, 실제 가보셔야
지 말로 설명하거나 사진으로 보여주기가 어렵습니다……

그곳을 떠나 원주민 마을에 가서 닭싸움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곳 원주민
들은 닭싸움을 엄청나게 좋아한대요… 돈 내기를 많이 하고요… 이곳 싸움닭
이 정말 싸움닭이에요… 무슨 소리인가 하면 이곳 닭 발목 뒤쪽에는 담배 필터
같이 생긴 마디가 달려 있어요….. 그 전에 닭싸움할 때는 거기에 칼을 달았대
요… 그러면 한 칼에 상대 닭의 목이며, 날개가 나가 버린다네요… 지금은 싸
움닭 값이 비싸서(100만원 안쪽까지), 그 마디에 권투 장갑 같은 것을 끼우고 싸움
을 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