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마나가하섬에서..
사이판 둘째날 아침에 배를 타고 마나가하 섬으로 갔습니다. 마나가하는 사이판
에서 배로 한 15분쯤 떨어진 섬인데, 이곳 원주민들이 굉장히 신성하게 여기는
곳입니다. 지금도 오후 5시에는 섬에 있는 사람이 다 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들
어간 사람 수와 나온 사람 수를 꼭 확인합니다. 섬 한가운데에는 열대 식물 공원
이 있는데, 또 거기에 자기네들이 받들던 추장 동상과 추장 무덤도 있습니다. 나
중에 보니 일본군이 시멘트로 지은 대포 진지도 부서진 채 흉물스럽게 남아 있더
군요…
마나가하 섬에 가면 바닷물이 하루에도 일곱 색으로 바뀌는 것을 실제로 확인
할 수 있지요… 사진을 잘 살펴보세요… 해변 가까운 쪽과 먼 쪽 바닷물 색이
다르지요…. 배를 타고 갈 때 남색 바닷물인가 하면, 바닥이 무슨 색이냐에 따
라 바닷물 색이 또 바뀝니다…. 아, 백사장에 있는 모래는 돌가루가 아니라 산
호 가루입니다. 그래서 엄청 곱지요…
섬에 오기 전에 한국인 가게에서 구명 조끼와 오리발을 빌리고 소시지를 샀어
요… 수영복도 빌렸지요… 바다 수영에 자신 있는 사람은 구명 조끼와 오리발
이 필요없지요… 그리고 1회용 수중 카메라(4만원쯤)도 샀어요. 가이드가 준비
해 준 스노클도 있었지요… 제가 물고 있는 기구가 스노클입니다.. 애엄마를 찍
었는데, 수영하는 것이 아니라, 시체가 떠 있는 것 같네요… 그래도 애 엄마는
제 모습을 잘 찍었네요… *^^* 가운데 사진은 바닥 산호초에 돌아 다니는 물고
기를 찍은 거예요…
사이판에 놀러가시면 “마나가하 섬”에 꼭 가셔야 합니다… 대부분 기본 코스에
들어 있어 꼭 갑니다. 물 속에 60여 종의 열대어가 있다는데, 물 속에 들어가 소
시지를 손에 쥐고 살살 깨뜨려주면 고기가 수북하게 모입니다. 그것을 수중 카메
라로 찍는 거죠…. 첫 사진을 보세요. 손아귀에 소시지가 있지요…. 한 쪽 손으로는
이 모습을 찍은 거고요… 실제로는 이 사진보다 더 멋있습니다. 바닷물 속에 있
는 아름다운 산호도 더 자세히 볼 수 있고요…
바닷물이 엄청나게 짭니다.. 입에 닿으면 쓰고 눈이 아릴 정도이니까요… 장난
이 아니지요… 그래도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스노클링은 어린이도 할 수 있
을 만큼 쉽고 안전합니다. 그 이유는요…. 화산이 터져 용암이 사이판 해변 1.5
킬로미터 밖까지 흘러갔는데, 거기에 산호가 붙어 몇 만년 동안 자라면서, 산호
방파제가 되어 버렸어요… 즉, 커다란 파도가 그 방파제에 부딪치면서 사이판
해변에는 파도가 치지 않습니다…. 더구나 그 1.5킬로미터까지는 그리 깊지 않
습니다. 그 사람들 말로는 사이판 서쪽 해변이 신이 만들어준 “자연 풀장”이라
는 겁니다…. 해변에 있어도 풀장에서 노는 것 같지요… 그래서 서쪽 해변에
관광 휴양지가 몰려 있구요…
물이 싫은 사람은 호텔에서 나올 때 “비치 타올”을 들고 나와 마나가하 바닷가
그늘에 깔아놓고, 실컷 낮잠을 자도 되지요… 그렇게 하루를 보내도, 아니 1주
일을 보내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지요… 일본 사람과 한국 사람을 상대로
김밥과 초밥을 파는 편의점이 있어요… 미리 먹을 것을 가지고 가도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