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며 살기

제 목
사랑하며 살기
작성일
2005-04-1
작성자

남녀 두 사람이 절실하게 보고 싶은 상황이라면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게
?잠시도 떨어져 있지 못할 지경에 이르면 한 지붕 밑에서 함께 살아야 합니다. 그
?리고 혼자서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절실하게 그리워한다면 짝사랑이지요. 짝사랑
?은 너무 힘들고 안타깝고 슬픈 일이지만, 그래도 그만큼 열심히 살고 있다는 뜻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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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자살이 부쩍 늘었답니다. 젊은 여배우가 죽은 뒤, 일부에서 그 죽음을 모
?방하여 따라죽는 것으로 풀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살은 자기에게 닥친 어려
?움을 자기 혼자 감당하지 못해 죽는 것입니다. 죽는 게 사는 것보다 낫다고 보니
?까, 귀하디귀한 제 목숨을 버린 것이지, 그냥 무심히 따라 죽지는 않습니다. 남
?의 죽음을 두고 울다가 자기 슬픔까지 북받쳐 더욱 서러운 계기가 된 것뿐이지
?요. 죽은 여배우가 뛰어난 재주와 능력을 지닌 사람이었으므로, 그보다 못하다
?고 생각한 사람들은 더욱 절망하기 쉬웠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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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쉰이 넘어도 우리 사회는 돈, 건강, 가장이라는 의무, 남들과 관계에서 삶
?이 벅찰 때가 많습니다. 내가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보는 사람이 많아서 내
?삶이 그만큼 고달픈 것이지요. 그래서 때로는 훌훌 털고 먼 곳으로 도망가고 싶
?고, 이것저것 다 버리고 숨어 살고 싶지요. 그러나 피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
?고, 탈출이 자기 마음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압니다. 결국 현실을 그렇게 받
?아들이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현실에서 해결 방법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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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에 젊은이에게 그런 엄청난 절망과 외로움이 닥치면 외골수에 빠지면서 죽
?음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년들처럼 좌우를 둘러보거나, 이웃과 가족에게 도
?움을 청할 줄도 모릅니다. 똑똑하고 재주가 많은 젊은이일수록 남에게 의지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리고 하늘 아래 자기 혼자밖에 없다는 절망감에 사로잡혀, 극
?단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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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에서 일본인을 구하고 제 목숨을 던진 한국 청년은 그 낯선 사람을 제 목
?숨보다 더 사랑한 것이지요. 우리 사회가 그 사람을 추도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
?라 자기를 죽여 남을 살리는 숭고한 희생 정신입니다. 그러므로 사육신처럼 사상
?과 신념을 두고 망설이는 것이 아니라면, 오늘날 젊은이들이 살려고 죽는다고 말
?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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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복권을 사면서도 꼭 당첨되리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
?복권이 맞으면 사는 모습이 바뀔 거라고 복권에 희망을 겁니다. 미움과 슬픔도
?사랑 때문에 생긴 것처럼, 현실에서 열심히 살다 보니까 죽고 싶은 마음도 생깁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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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므로 이게 마지막인가 싶을 때라도, 더 이상 끝이 안 보이는 것 같을 때라
?도 고통스런 현실에서 밝은 미래를 찾아야겠지요.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을 생각하고, 그 사람들이 받아야할 고통을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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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화창한 봄날, 휴대폰에 들어있는 수많은 사람을 두고도 전화할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하루에 몇 명씩 의무적으로라도 전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
?를 보내야 합니다. 그렇게 서로 관심을 쏟고 배려하는 것이 그 사람을 살리고 나
?를 살리는 길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