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이 아스팔트가 되어..
정부는 아직 공무원 노동조합을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인정해도
?지금 전교조 수준으로 노동조합을 인정하려고 합니다. 사실 지금 전교조는 제대
?로 된 노동조합이 아닙니다. 사용자가 노동자를 함부로 대하면 노동자가 할 수
?있는 수단이 일을 거부하는 것뿐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몇 년 전 전교조를 합
?법화하며 파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였지요. 심지어 교사들이 휴가를 내고 모여도
?불법이라고 합니다. 파업하지 못하는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것을 사용자가 제대
?로 들어줄 리 없습니다. 들어주는 사람이 없는데 유행가 가수가 매번 똑같은 노
?래를 부른다면 얼마나 지겹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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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지고 보면 제대로 굴러가는 공무원 노동조합이 있으면 그 이익이 고스란히 국
?민에게 돌아옵니다. 원칙과 기준도 없이 고위 공직자가 자기 사람을 승진시키는
?짓도 못할 겁니다. 부정부패를 일삼는 공무원을 다른 동료 공무원이 찾아낼 겁니
?다. 자기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공무원이 늘수록 국민들이 그만큼 편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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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요즘처럼 농사를 짓기 전에는 농부를 잘 몰랐습니다. 언젠가 제가 운전하
?고 가는 깨끗한 아스팔트 길에 어떤 농사꾼이 잡초를 뽑아 흙덩어리째 펄쩍 던
?져 놓더군요. 저럴 수가.. 깨끗한 아스팔트에.. 심통도 아니고… 아마 요즘도
?신작로가 있는 시골길에 그런 풀뿌리와 흙덩어리가 널려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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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요즘에서야 그 오해를 풀었습니다. 밭을 갈고 엎어진 잡초를 아무리 깊
?이 묻어도 되살아납니다. 뿌리째 뽑아 뿌리를 하늘로 향해 거꾸로 엎어놓아도 뿌
?리가 조금만 흙에 닿으면 다시 살아납니다. 어느 스님이 농부가 끊임없이 잡초
?와 싸우듯이 인생은 잡념과 끊임없이 싸운다고 비유하였을 때는 그러려니 하였는
?데, 정말 잡초는 잡념처럼 억세고 생명력이 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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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하자면 잡초를 물기 하나 없는 아스팔트에서 햇빛에 말리고 자동차 바퀴로 갈
?아야 비로소 잡초가 죽습니다. 농부에게 아스팔트는 잡초를 죽이기에 좋은 곳입
?니다. 그러므로 진짜 농사꾼은 잡초를 추려내 아스팔트에 던지지, 땅에 묻지 않
?습니다. 그 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심통을 부릴 이유가 애초에 없었습니다. 농
?부가 심통을 부린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교만한 것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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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부패를 개인의 도덕과 각성만으로 없앨 수 없었지요. 해방 이후 군사 정권
?을 거쳐 오늘날 참여 정부에 이르기까지 정권이 수없이 바뀌었어도 부정부패가
?조금만 기댈 곳이 있으면 다시 살아났습니다. 그런데 공무원 노조가 그 일을 해
?낼 수 있습니다. 노조가 아스팔트가 되어 잡초를 말려 죽일 겁니다. 공무원들이
?심통을 부리려고 노조를 만드는 것이 아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