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잠수정 타고 바닷속으로, 민속 공연 관람..
셋째 날 잠수정을 타러 갔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대개 4-5미터 물 속을 탐험하
는 스킨스쿠버를 합니다… 자격증 없이 잠깐 교육받고 물 속으로 들어간다고 해
요. 저는 물을 무서워합니다. 어릴 때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적이 있거든요.. 그
래서 지금도 물속에서 발이 땅에 안 닿으면 금방 죽는 것 같아요.. 작년에 수영
장에 가서 몇 달 동안 수영을 배웠는데도 여전히 물을 겁냅니다. 어쨌든 어린이
와 노인에게 알맞은 방법으로 물 속 탐험을 하는 것이 잠수정입니다. 이런 잠수
정으로는 이 배가 처음이라네요…. 배 안에서 배 밖을 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
다. 오른쪽 사진은 조종석인데요. 앞으로 내다보이는 광경이 더 장관이대요….
바다 세계가 너무 환상적이더라구요… 너무 신기하여 사진을 마구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잠수정 유리만 찍혔어요… 사진기 플래시 빛이 물 속을 다녀오지
못하나 봐요… 차라리 비디오 카메라를 가져오는 것이 좋겠다 싶대요…. 오른
쪽 사진에 부서진 비행기 잔해 위로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 사진은 유리 가까이에 물고기들이 다가왔을 때 찍은 것이라서 그나마 낫습니
다….. 가만히 보니 잠수정 운전자가 먹이를 밖으로 쏟아내더라고요… 그러면
물고기가 엄청나게 몰리지요… 관광객을 즐겁게 하려고 꼼꼼하게 배려하더군
요….
2차대전 때 가라 앉은 비행기와 배 잔해도 있습니다…. 왼쪽 사진을 보세
요… 유리 보호 쇠파이프 너머로 물속에 가라앉아 있는 총이 비행기 기총이고
요… 가운데 사진은 비행기에 있던 폭탄이 흩어져 있는 모습이고요… 오른쪽
사진에는 쇠로 된 배의 몸체가 보이지요…. 자연 속에 있는 인위적인 구조물이
너무 섬뜩하더군요… 자연과 어울리지 못하고 기괴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인
지…. 어쨌든 이렇게 대충 한 시간 정도 배를 탔습니다. 물론 시간 가는 줄 몰
랐지요…
그 날 밤 원주민 민속 문화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2-3백 명 한국인 신혼 부부
틈에 끼여 우리 부부는 영 어색했지요… 열대 나무 잎새로 모자를 만들어 썼습
니다…. 가운데 사진은 “플루메리아”라는 꽃을 찍은 것인데, 이곳 상징 꽃이에
요… 나라로 치면 국화인 셈이지요… 아주 향기롭습니다. 빨간 꽃, 하얀 꽃이
있어요…
공연은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태평양 연안 원주민들의 춤을 골고루 보여 주는 것
인데,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민속 공연 말고도 멋있고 아슬아슬한 묘기도 보
여 주었는데, 사진이 어둡게 나와 다 올리지 못하겠군요….
공연이 끝나고 민속 무용단과 기념 사진을 찍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