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홍석천의 커밍 아웃

제 목
탤런트 홍석천의 커밍 아웃
작성일
2000-11-10
작성자

며칠 전 국회 국감장에서 커밍 아웃을 선언한 탤런트 홍석천씨의 증언을 듣기로
했다가 “국회 품위”를 떨어뜨린다고 국회 문공위 의원들이 증언을 듣지 않았다.
이에 시민 단체와 홍석천을 지지하는 모임에서 발끈하여 그 국회의원들에게 항의
하였고, 특히 발언자로 알려진 국회의원에게 해명을 요구하였으며, 품위가 진짜
로 떨어진다고 생각하느냐고 문공위 국회의원들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그래서 발언자로 알려진 국회의원과 증언을 주선했던 국회의원이 성명서를 발표
하고 “유감”을 표시했다. 즉, 자기는 “사회적 소수”의 견해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는 것이다…

커밍 아웃이라는 말이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coming out”이니 바깥으로 나온
다는 소리이다. 동성애자가 바깥 세상을 향해 “동성애”를 하고 있다고 고백(선
언)하는 것이라고 하니, 서로 다른 것을 관대하게 보는 편인 서양에서도 옛날에
는 “coming out”이 그리 쉽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 말은 원래 “coming out of closet”에서 유래하였다고 한
다. “closet”은 우리말로 “붙박이 옷장(벽장)”쯤 되니, 동성애자들이 느끼는 감
정을 잘 담고 있는 말이다. (water-closet은 화장실이다.) 말하자면 동성애를 숨
기고 사는 것은 벽장 속에 있는 것과 다름이 없으며, 어둠 속에서 스스로 매일
고통받고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니, 차라리 “밖으로”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편견
의 피해를 보더라도 자기 감정을 숨기지 않겠다는 뜻이다….

옛날 고려 공민왕도 미소년을 모아 그네들과 지냈다는 기록이 있으며, 조선 시대
에는 남자끼리 성행위하는 것을 남색(男色)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즉, 우리
나라도 동성애가 있었다. 동성애는 자기 자신도 왜 그러는지 모르고, 병도 아니
라고 한다. 그렇다면 조물주 탓일 수밖에….. 즉, 남자 여자를 만들며 남자의
육체에 여자의 영혼, 또는 여자의 육체에 남자의 영혼을 넣은 것이리라……

홍석천은 용기 있는 사람이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이기에 더욱 힘들었
을 텐데… 홍석천 사태가 계기가 되어 우리 사회에서도 이제는 사회적 약자인
소수(장애인, 여성, 노인, 청소년, 외국인 노동자….)에게 귀를 기울였으면 좋
겠다…. 사회학자 말로는 다수가 소수에게 얼마나 배려하는지가 선진국의 척도
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주~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