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증보판)” 출간!!!

제 목
드뎌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증보판)” 출간!!!
작성일
2000-11-14
작성자

드디어 책을 받았어요… 출판사에서는 지난 주에 부쳤다고 했는데, 받기는 어제
(월요일, 11월 13일)에서야 받았습니다. 그리고 11월 13일 한겨레 신문 28면에
책 광고가 났습니다.

신문 아래 면을 모두다 이용하여 광고를 내면 “통광고”를 했다고 하더군요… 저
는 아침에 신문 통광고를 보았는데, 저녁 때 제 책을 받았으니 신문을 통해 제
책 디자인을 구경한 셈이네요……. 괜찮은지요? 푸른 색 디자인이라, 썰렁해
보이는데…. 그래도 전문가가 알아서 했겠지요…

이 책을 처음 낸 것이 1994년 9월 22일이었습니다… 그 뒤로 16번을 찍었고 5
만 1500권을 팔았습니다… 글쓰기 지침서로는 보기 드문 판매량이랍니다….
그 당시 책을 찍어 시중에 내자마자 베스트셀러에 들어가고, 제가 무명 교사에
서 일약 유명한 교사가 되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이 책 인세를 받고, 글을 쓰
고 강연을 다니면서 부자가 되어, 지금 살고 있는 3층집을 지었습니다. 이 책이
효자이지요.. ^^;

책은 우연히 쓰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1학기 초에 국어 교사들이 모여서
그 해 교과목 분배를 하는데, 아무도 작문과 문법을 맡으려 하지 않았지요….
국어 교사에게는 둘 다 재미없는 과목이거든요… 딱딱하고, 골치 아프구요….
게다가 그때 대학 입시에 논술이 생기면서, 논술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요….

그래서 그 두 과목을 제가 떠맡았습니다… 둘 다 저에게도 낯설었습니다.. 그래
도 언제고 안 가르치냐는 생각에서 둘다 제가 가르치기로 하였습니다… 학생들
이 문법을 제대로 알면 골치 아픈 것이 아니라, 재미있어 할 것 같기도 했구
요…….

그래도 작문은 가르칠 만한 것이 있었어요… 제가 부천고에 오기 전에 지평종고
에서 학생들과 함께 학교신문을 4년 동안이나 냈는데, 그때 학생들 글을 자주 고
쳐주었습니다. 이렇게 쓰지 말고 이렇게 쓰면 좀더 효율적인데 하는 것들을 학생
들에게 알려주면 되겠다 싶었지요….

막상 가르치고 보니 장난이 아니었지요…. 특히 작문은 열두 반 650명에게 주제
를 주어 글을 쓰게 하고 하나하나 첨삭해 주는데, 밤낮없이 그 짓만 하니까, 나
중에는 아이들의 공통적인 글쓰기 버릇이 보이대요… 그래서 그것을 설명하고,
다시 또 쓰게 하여 첨삭해 주고…..

그렇게 1년을 훈련한 뒤 그 애들이 대학 본고사 시험을 치르고 나에게 달려 와
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겁니다… 평소 훈련하던 대로 글을 쓰니까, 논술 시험
이 별 것 아니더라는 거지요… 뿌듯하대요… 기분이 좋았지요…

사실 예상했던 것이었어요.. 본고사 논술 시험을 보기 전에 부천고 학생들이 논
술 글쓰기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논술 때문에 전국 모든 학교와 모
든 학부모가 불안해 하니까, 본고사를 치르기 전에 서울대에서 논술 모의고사를
치르며 문제 유형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때 부천고 학생들이 모의고사에 많이 참
석하였습니다. 그런데 서울대에서 부천고를 최우수 학교로 지명하고 “전인 교육
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며, 모의고사에 참여한 학교에 논술 모의고사 결과보고
서를 보냈습니다.

부천고 학생이 우수하긴 하지만, 밤 12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하던 시절에 무
슨 “전인교육”을 합니까? 출제 교수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찾아내 평소 훈련한
대로 원고지 4-5장에 논리를 제대로 정리한 것뿐이지요… 말하자면 그 당시 다
른 학교 학생들은 자기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말을 지껄이며 횡설수설하였다
는 뜻이지요…

어쨌든 서울대의 칭찬, 아이들의 격려….. 이것 때문에 제가 “이거 뭔가 효과
있는 학습법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1994년 2월부터 5월까지 자료를 모으
고, 6-7월에는 퇴근 후 밤새도록 글을 썼습니다.

그 해는 정말 무지하게 더웠지요… 50년만의 폭서라고 했지요… 선풍기 한 대
를 놓고 우리 아이들과 밤새 싸우다가 아이들이 잠들면 선풍기 머리를 살그머니
내게로 돌려놓고 글을 썼지요… 그러다 8월초에 원고를 거의 다 완성하였습니
다… 모범답만 없었습니다… 궁둥이가 땀띠로 헐었지요.. 하루 15시간 이상 글
을 썼습니다…(이번 여름에도요…)

원고를 대충 완성했는데, 제가 책을 낸 적이 있어야 출판사를 아는 데가 있지
요… 그래서 그 당시 잘 나간다는 단행본 출판사에 원고 견본을 보내기로 하였
지요….. 원고를 부치던 날 아침에 한겨레신문에서 “책으로 낼 만한 글이 있으
면 출판사로 보내주시오”라고 광고하는 것을 보고, 한겨레신문까지 포함하여 모
두 열한 군데로 보냈습니다….

아떻게 되었을까요? 짜자잔….. 제가 원고를 끝내고 지쳐서 우리 가족은 모두
휴가를 떠났습니다. 아래 사진 왼쪽은 그때 글을 끝내고 난 직후에 초췌한 모습
으로 찍은 거지요… 그런데 책이 나가고 얼마 뒤에 출판사에서 사진을 바꾸자
고 해서 오른쪽 사진으로 바꾸었어요… 얼굴 보면 책이 안 팔리나…. ㅠ.ㅠ

어쨌든 그런데 며칠 후 돌아 와보니, 난리가 났어요…. 원고를 받은 출판사에
서 모두다 연락을 했어요…. 자기네들이 책을 찍겠다는 겁니다…. 왜 연락이
안되느냐고요…. 지금처럼 휴대폰이 흔하던 시절이 아니었지요… 어떤 출판사
에서는 거금을 주겠다며 출판 책임자가 집으로 찾아 왔습니다…. 와, 이거 책
이 나오면 돈이 되겠다 싶대요…

그런데 어느 양심적인 출판사에서 제게 귀뜸을 해주더라구요…. 책은 공신력이
있는 곳에서 찍어야 두고두고 속썩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때 제가 보낸 곳이
모두 책을 잘 내던 곳이었지요. 그래도 신문사처럼 공신력이 있는 곳이 어디 있
겠어요? 그래서 한겨레신문사와 계약을 하였습니다….

그게 행복 시작, 불행 끝이었습니다….. 책이 처음 나오던 날, 저는 밤에 자지
못했어요… 너무 흥분해서요…. 지나가는 사람마다 책을 다 주고 싶대요….
그때가 추석 전이었는데, 어느 날 한겨레신문을 펴니까 1면 아래에 통광고로 제
책 선전을 냈더라구요…. 숨이 콱 막히대요… 1면에, 무지하게 비싼 곳인데,
통광고로, 내 책 하나만…. 그 덕분에 제 책이 바로 베스트셀러 순위에 들더군
요…..

그때는 제2회 논술 시험을 치를 참이라, 사람들이 1회 때보다 부담을 더 크게 받
고 있었어요…… 논술 시험 유형은 한 번 치러봐서 대충 알겠는데, 어떻게 대
처해야 하는지 몰랐으니까요…. 그런 참에 제 책에서 대처 방법을 구체적으로
일러주니까 사람들이 막 샀어요… 정말 막 샀어요….. 금방 부자될 것 같더라
구요…. 인세로 한 달에 몇 백만원씩 들어 오니까요…물론 제가 아는 분들이
백방으로 선전하고 팔아주었지요… 오랜만에 이 미친 놈 한 번 도와주자고 했겠
지요…..

이 자리를 빌어 그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 드립니다… 그래서 제가 그 뒤로 나
온 책(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 2, 너무나도 쉬운 논술, 열린수업 100가지)도 꾸준
히 보내드렸잖아요….

하지만 이번에는 안 됩니다. ^_^
꼭 필요하신 분들께만 책을 드립니다. 제가 아는 시민단체에 돈을 내시겠다고 약
속한 분들에게만 드리겠습니다.. 불편하시면 알고 계시는 다른 시민 단체에 돈
을 내셔도 됩니다….. 이번은 안되요…… 되요~ 되요~

책이 필요하신 분은 제게 연락하세요… 시중에서 사셔도 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