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을 짐승처럼 보냈네….

제 목
여름 방학을 짐승처럼 보냈네….
작성일
2000-08-23
작성자

오늘 23일 개학했어요… 무지하게 덥네요. 방학 내내 집에서 에어컨만 끌어 안
고 살았거든요..

원래 방학 동안 이런 저런 스케쥴이 있었어요. 그런데 취소… 취소… 잘 되었
다 싶대요. 책(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1) 개정판을 내려고 몇 년을 별렀는데 조
금 하다가 중단, 조금 하다가 중단… 지난 봄에 또 중단…

하늘이 준 기회다 싶더군요… 세수도 안 합니다. 졸리우면 자고, 배고프면 먹
고, 초저녁에 땡볕에 나가서 자전거, 롤러 블레이드, 줄넘기로 땀을 내고 샤
워.. 에어컨… 밤낮을 모르고 살았어요… 어떤 때는 서너 시간만 자고요… 어
떤 때는 하루 종일 자구요…

나중에는 소화가 안 되더라구요… 아침에 일어나면 배가 아프고.. 에어컨을 밤새 키
고 자서인지.. 아침에 미숫가루 한 대접….글 쓰고… 그러다가 배 고프면 포도 먹
고…밥 먹으면 속이 그득하니까…또 배 고프면 포도 먹고…어쩌다 저녁에 밥 먹
고…. 나중에 이 책 나오면 포도 냄새가 날 겁니다.

어쩌다 김남원 씨가 부르면 그냥 나갔어요… 세수하지 않은 채… 물론 더럽지
요… 그랬는데 오늘이 개학이래요…아니 벌써… 사흘만 더 달라고 했어요… 책
을 마무리하겠다고… 교장선생님이 그러라고 했는데, 우리 집 사람은 날 보고
뻔뻔하다고 하대요. 그렇지만 그게 아니에요… 지금 막 생각이 나요… 머리 속
에 다 들어 있어요… 뭔가 빨리 정리해야 해요.. 지금 쇠가 달구어졌을 때인
가? 매우 쳐라… 뭔가 되겠지.. 뭐가 나오겠지…

사실 그 책 처음 쓸 때 막상 쓰기는 한 달도 안 걸렸어요. 자료 모으는데 시간
이 걸렸지요…. 그런데 왜 지금은 한 달이 더 걸리지요? 개정판인데….

박근미, 뭐하냐? 보고 싶다. 너두 내가 보고 싶지? 아냐 신선 놀음 하느라 좀더
있어야 보고 싶을 거야.. 후임 교사가 온대… 정식으로… 이쁜이가 날더러
니 여름 방학 연수 과제 내라고 하더라… 나 바쁜디..말 대꾸하다가 이쁜이 눈
빛 보니까 큰 일 내겠더라.. 그래서 내 이름 죽죽 긋고 니 이름 적어 내려고 한
다… 차라리 내가 안 내는 것이 낫지…. 멀리 있어도 이쁜이를 통해 나를 잡누
나…. 아우!!

조금만 기다리서요. 개정판 끝내고 9월부터 정말 저 한가합니다. 그때는 편지 자
주 하고요. 홈페이지에 글 자주 올립니다. 앞으로 사흘…늦어도 1주일… 기다
리서요.. 책 껍대기도 새로 만든다니 기대해 보서요… 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