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요즘 많은 분들이 텔레비전 드라마 중에서 사극을 특히 좋아합니다. 얼마 전까
지 <태조 왕건>, <장희빈>이 화제가 되더니, 요즘에는 <대장금>이 시청률 50%를
넘습니다. 2003년에 겪은 현실이 너무 어려워 우리도 장금이처럼 엄청난 시련을
이겨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봅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성실한 사람이 존경
받고 성공하며, 잔머리 굴리는 사람이 벌받는 상황을 은근히 기대하는 것이겠지
요.
저는 2003년 12월 한 달을 어렵게 넘겼습니다… 몸을 혹사해서인지 근육통으
로 어느날 아침에 갑자기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허리가 아파서 디스크
인 줄 알았으나, 자세가 안 좋아서 생긴 근육통이라고 하대요.. 제가 어떤 때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그것도 며칠씩 컴퓨터로 글을 썼거든요.. 이틀 입원하였다
가 겨우 약기운으로 운신하고, 강의하러 다녔지요…
그게 조금 나을 만하여, 밀린 잡일을 한다고 이것저것 치우고 땔나무를 자르다
가 잠깐 딴 생각을 하였는데 기계톱에 손가락을 넣었습니다. 그게 12월 28일 일요
일 오후였습니다. 오른손 둘째, 셋째 손가락인데, 둘째 손가락이 아주 심하게 찢
어져 열세 바늘을 꼬맸네요…. 다행히 신경과 뼈에는 이상이 없답니다..
이 글도 다른 손가락으로 하나씩 찍어서 씁니다… 2003년이 나라로는 어려운
해였다고 하지만, 저에게는 책을 두 권 내고 이리저리 바쁘고 열심히 살아온 한
해였지요.. 그러다 끝판에 액 땜을 한 셈입니다….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지요… 이 겨울을 아주 힘들게 넘기는 분들도 많은데, 이
정도야 복에 겨운 것이지요…
어제 1월 1일은 임진각에 다녀왔습니다. 그냥 차를 타고 쭉 뻗은 자유로를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었지요. 자유로는 호주 고속도로와 비슷합니다. 왕복 차선
중간에 잔디밭이 있는 게 똑같습니다… 옛날 호주를 다녀온 추억들이 떠오르더군요.
저를 아시는 여러분들 가정에도 복이 쏟아지시기 바랍니다.. 큰 복이 아니라,
작은 복으로 매일 매일…. 한효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