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신문에서 김남원 선생님(부천정보산업고 음악 교사)을 인터뷰하였군요. 실제
와 다른 것이 많습니다. 신문은 항상 극적인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잘한 것
이든 못한 것이든 부풀리는 편입니다.

제가 보기로는 김남원 선생님은 좋은 사람을 만나면 크게 쓰일 그릇입니다. 학
교에 다니기 싫어 하는 아이들이 김남원 선생님을 만나서 학교에 적응하는 것을
보거나, 부천정보산업고 밴드부 학생들이 모두 모범 학생으로 남들한테 칭찬받
는 것을 보면 사람 사는 이치를 아주 잘 아는 교사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란 대개 자기 그릇 범위 안에서 상대방을 판단하기 때문에, 자
기가 감당하기 어려우면 상대방이 지닌 작은 약점을 트집 잡아 잡아당기고, 헐뜯
기 쉽습니다. 그냥 무심하게 상대방이 하는 대로 지켜만 봐도 좋을 텐데……

물론 김남원 선생님이 그 사람들에게 빌미를 주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아이들
을 때려놓고 사랑하기 때문에 때렸다고 호언할 때도 있으니까요….. 더구나 무
대 위 불빛 아래 놓이는 특성 때문인지 가끔 뭇사람들의 중심에 서려고 할 때가
있어서, 상황이 안 좋을 때는 남들의 구설수에 오르기 딱 좋은 사람이지요.

아직은 30대에서 40대로 가는 길목이라 원숙함이 덜하지만, 때가 되면 지금보다
더 큰 일을 저지를(실수, 취소), 더 큰 일을 해낼 사람입니다.

다음은 중동신문 266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어린 아이들의 한풀이
연이은 전국대회 입상

“악기를 잘 다루지 못한다고 혼내진 않습니다. 연습도 절대 강압적이지 않습니
다. 마음에서 음악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팀웍을 지키도록 요구합니다. 3년동안
관악부 연습실에서 도난사건 한번 없습니다. 연주실력보다는 아이들의 노력과 협
동심이 더 큰 자랑거리입니다.”
95년 창단돼 지난해 4월 난파음악제 우수상, 9월 대한민국 관악경연대회 대상,
올해 4월 난파음악제 대상을 이끈 부천정보산업고 관악부 ‘캡’ 김남원(35) 선생
이 말하는 부천정보고 관악부 자랑이다.

김 선생은 초등학교 시절 트럼펫을 시작한 것을 인연으로 초·중·고 관악부, 강
원대학교 음악교육과, 육군본부 군악대를 거친 전통 음악인이다.
그가 95년 경기도 지평에서 부천에 왔다. 당시 부천상고 관악부를 만들었다. 악
기를 살 돈도 없어 부천시 예산지원을 받고, 부천 지역의 모든 행사에는 빠지는
법이 없다. 이번 복사골 예술제 개막식에도 시민들을 만난다.

“음악을 하는 우리 아이들은 한풀이를 합니다. 편부모에게 자라면서 온갖 사고
를 치던 아이들이 악기를 잡더니 미친 듯이 연습합니다. 그러고는 대학에 갑니
다. 부모님들의 눈초리가 바뀌죠. 처음 음악을 한다면 제발 사고 안치는 사람만
만들어달라고 부모님들이 부탁하지만 바로 바뀝니다. 음악에 미쳐 음대에 가는
학생들도 생깁니다. 음악교육이 아닌 다른 교육으론 꿈도 꾸지 못했죠.”

“음악을 하고 싶은 아이들을 재정 문제로 받아주지 못할 때 가장 가슴이 아프
다”는 그는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상을 타도 잠시 기쁠 뿐 보람을 느끼진 않습
니다. 다만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한두번 기억되는 사람이면 만족합니다.”
지금도 그는 올해 여름 합숙이 걱정이다. 보통 500만원 정도 드는 합숙을 거치
지 않곤 아이들의 실력향상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