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우연

제 목
무서운 우연
작성일
2012-02-8
작성자

자식과 인연을 생각할 때마다 읽어볼만한 시이다. 액자로 만들어 우리집 벽에 걸어두었는데, 액자가 낡아서 버려야 한다.. 치매걸린 아버지를 간호하는 지인을 보면서 이 시를 썼다고 한다.
“우연”을 걷어내면 “인연”이 보인다.. 나도 우리 아이들과 우연이 만난 것이 아니다.

무서운 우연
(황동규)
간호사도 다녀가고 모두 인사하고 자리를 뜨자
아버지가 물었다.
“뉘기신데 다들 갔는데 남아 계시지요?”
그대는 대답했다.
“저는 맏아들입니다.”
“나에겐 당신같은 아들 없는데요. 여하튼 감사합니다. 말씨 귀에 익은데 혹시 고향이 어디시죠?”
“경남 거창입니다.”
“아, 나하고 고향이 같군요.”
“제 출생지는 함경남도 길주 대택이구요.”
“대택, 내가 오년동안 역장으로 있던 곳. 시월 중순부터 큰 눈 내려 사방 막막히 막히던 곳. 동향인이 그 막막한 곳에서 태어나셨다니, 참 우연이란 무섭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