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길들이기(퍼온 글) -한효석

제 목
모기 길들이기(퍼온 글) -한효석
작성일
2001-12-7
작성자

이름 : 한효석 ( ) 날짜 : 2001-12-07 오후 10:18:46 조회 : 180

——————— [원본 메세지] ———————

아래 글 보시고 저보구 이상한넘이라고 하셔도 할말 없슴다..

하지만 이 것은 지극히 평범한 호기심으로 부터 시작했으며…

저 역시 주변에서 똑똑하네…성실하네…..똘똘하네 하는 소리 들으며 -_-;

(다시 생각해보니 똑똑하단 소린 못들어본 것 같슴다…-_-; )

학교 잘다니고 있는 서울에 사는 평범한 대학생임다..

……………..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아래 사용기를 보신 분은 알겠지만…

제 방에는 오디오가 있습니다..

이 것을 가지고 음악도 듣고 외부입력으로 영화도 보고 했었져…

제가 사는 집에는 이상하게도 모기가 많습니다…

하루에 잡는 모기 숫자가 20마리도 넘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많이 잡아도 계속 나오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집안 어디에 공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모기가 너무 많다고 하는 말을 엄마가 안믿으시길래…

하루는 그 넘들을 잡은걸 엄마한테 보여드리려고 모아 봤습니다…

이만큼 임다…

별루 안 많다고요? 이건 제가 방에 첨들어오고 잡은 모기입니다..-_-;

컴터 하다가 모니터 앞에 지나가는 놈만 계속 잡았습니다…

이만큼 임다..-_-;

정말 이정도면 모기가 아니라 모기 떼임다…

밤이 되면 물어대는 모기 때문에….아침에 나갈때는 얼굴에 훈장 몇개 달고 다니는 건

아무 것도 아님니다…

그런데 하루는 모기를 잡으러 쫓아다니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 때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시끄러운 장면이었습니다…

모기가 저의 손을 피해 도망치다가

스피커 앞을 지나는데 휘청 하는 것입니다…

….??????….

오호라…소리가 너무 크니까 충격을 받은게로구나…

그 순간 제 머리 속에서는 한가지 궁금증이 떠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스피커 앞에 모기가 지나갈때 소리를 갑자기 키워서 모기를 잡을 수도 있을까?

……………

바부같은 생각임다…모기가 그 앞을 지나갈 때를 맞추어서 큰 소리를 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임다…

하지만 호기심을 져버릴 수는 없었슴다…

그래서 저는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모기가 스피커 앞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_-;

……

그런데 문제는 모기를 어떻게 산채로 잡느냐 였습니다…

……….

잡았슴다… -_-;

시디 50개들이 뚜껑을 짜부시킨 모기부비트랩을 만들었슴다…

모기 정말 설치더군요…

다음 관문은 어떻게 모기를 스피커 앞에 앉히는가! 하는 문제였슴다…

당연 이 것도 불가능 함다…

산채로 모기를 스피커 앞에 데려다 논다는 것은 맹구에게 이차방정식을 가르키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었슴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쉽게 풀렸슴다…

바로 이렇게 스카치 테잎을 이용해서 간이 끈끈이를 만들어서

시디통안에 넣었더니 모기다리가 붙었슴다..

그렇게 난동피우던 모기가 첫날밤 새색시처럼 다소곳이 앉아있슴다…

음하하하…(갑자기 인간 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발견한 것 같아서 기뻤슴다..-_-;)

……………

우선 작은 스피커부터 해보기로 했슴다….

이 넘이 센터 스피커 임다…여기서 파워, 볼륨, 베이스 센터, 를 조정함니다..

영화로 할까? 노래로 할까? 하다가 소리 나는데 찾기도 힘들고 해서…

노래로 했슴다…

노래는 난리법석으로 소문난 윤도현 밴드의 “가리지좀 마”였슴다…

노래를 틀었슴다…

제 예상에는 갑자기 소리를 들은 모기가 픽하고 쓰러지는 것이었슴다…

그런데…이 넘…. 가만히 있다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볼펜으로 건드리려고 하니

날개를 펄럭이며 안간힘을 쓰더군요…

아무래도 페인팅 같슴다…

다행이 스카치 테잎에서 떨어지지 않았슴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시디케이스를 다시한번 이용했습니다…

노래는 크라잉 넛의 “다죽자!”

이렇게 소리키운적 없슴다…

실험하면서도 옆집에서 올까봐 조마조마했슴다..

결과는 다르지 않았슴다…

여기서 끝내려고 했슴다..하지만 역시 인간은 의지의 동물임다…

오기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오디오 스피커에 해보기로 했슴다…

첨부터 스피커에 스카치 테입을 이용해서 시디케이스와 함께 붙여버렸슴다…

노래는 X silent Jealousy 등등…

역시 오디오 스피커는 효과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안에 있는 끈끈이 스카치 테입이 막 움직임다…

녀석도 날개를 펄럭이며 움직임다…

그러다가 노래 끝날때쯤 안 움직임다..

잉?

죽었네….

갑자기 동물학대죄로 고발당하는 아저씨들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모기를 괴롭히는 제 모습이 그 들과 별반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되었슴다…

…..

아님다…그렇게 생각하면 안됩니다…

그 아저씨들도 참 궁금증이 많구나…하고 생각하기로 했슴다…-_-;

…..

어쩄든 실험에서 살아남으면 문밖으로 방생해주려 맘먹었는데…

이렇게 되는 참 아쉬웠슴다…

(모르져 안방에 있는 더 큰 스피커로 시험해봤을지..)

하여간 이 넘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툭 건드렸는데…

허걱…..

막 움직이는 것임다…

그렇슴다

녀석은 죽은게 아니라

기~절~한 것~이~었던 것~이었~~~~~슴~~~~~~다~~~~!!!!!

아…. ^^;

웬지 모르게 가슴이 뿌듯해졌슴다…

짜식…너 살아있었구나….

눈물도 막 나려고 함다..

왜 영화에서 이런 장면에 멋진 노래

나오는지 알 것 같슴다…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문밖으로

방생을 약속했기 때문에 문밖으로 데리고 갔슴다…

다리라도 부러질까좌…조심조심 끈끈이에서 다리를 떼 주었슴다…

잘가~~~!

다시는 잡히지 말아야해~~~!

그렇게 저는 그를 보내려했슴다…

근디…..

…..

….

….

잉? 힘찬 날개짓을 하며 창공으로 날아갈 것만 같던 모기는

바로 앞에서 수직 추락하고 말았슴다… -_-;

날개는 계속 움직이고 있었는데…

방향감각이 전혀 없어진 것 같았슴다…

이구….날지 못하고 계속 바닥에서 날개만 움직임다….

아무래도 녀석은 감각기관에 손상이 간 것 같았슴다…

,.,,,,,,,,,,,,,,,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알아보기 위해 저는 곤충의 청각기관과 비행,

모기의 생태와 같은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슴다..

…..

그럼 이 넘을 어쩐다…

제가 20대 중반이지만 아직까지 모기를 애완동물로 키운다는 소릴 들어본 적 없슴다…

날지도 못하는 모기를 키우다가 시간되면 제 팔의 피를 물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슴다…

…-_-;

그래서 전 불행하게 살아가야할 넘의 미래를 생각해서 편안히 박제를 해주기로 했슴다..

다른넘은 포스트잇 1장에 여러넘인데..

이 넘은 특별하니 독채로 내주기로 하고…

작업에 들어갔슴다…

딴거 필요없슴다…스카치 테입 조금이면 박제 가능함다…

……….

제 궁금증때문에 고생만하다 간 모기에게 이 자리를 빌어 명복을 빕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이 실험은 저로서 끝나야 하며…저보구 미췬넘 이라고 하셔도

할말 없슴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