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담배 한대 피실래요?
Jeong Hoon Lee
5월 6일 오전 12:08 ·
대식가에 술주정꾼이셨던 예수께서 담배가 있었다면 잘 피시지 않으셨을까?
누가복음 7장 33-34절에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33 세례 요한이 와서 떡도 먹지 아니하며 포도주도 마시지 아니하매 너희 말이 귀신이 들렸다 하더니 34 인자는 와서 먹고 마시매 너희 말이 보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다 하니”(개신교 <개역한글> 성서)
“사실 요한 세례자가 와서는 빵도 먹지 않고 포도주도 마시지 않으니까 ‘귀신들렸다’고 여러분은 말합니다. 인자가 와서는 먹고 마시니까 ‘보아라, 먹보요 술꾼이며 세관원들과 죄인들의 친구로구나’ 하고 여러분은 말합니다.”(가톨릭 <새번역> 성서)
그 당시 기득권자들이 예수를 폄하 하며 저렇게 손가락질 했다고 성서는 기록한다. 예수의 편에 선 사람들의 말이 아니니 저 말은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전승으로 봐도 될게다. 재미있는 것은 가톨릭 <새번역> 성서의 표현이다. 개신교 <개역한글>성서가 예수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라고 번역한 것을 가톨릭 <새번역> 성서는 “먹보요 술꾼”이라고 번역했다.
그리스어 원문의 표현은 이렇다. “φ?γο? κα? ο?νοπ?τη?”(파고스 카이 오이노포테스). 이 그리스어 표현을 독일어 성서인 Z?rcher Bibel은 “ein Fresser und S?ufer”(아인 프레서 운트 조이퍼)이고, 영어 성서 NASB는 “a gluttonous man and a drunkard”로, NRSV는 “a glutton and a drunkard ”라고 번역했다. 이 모든 번역들을 직역하자면, “대식가이고 술주정꾼”이다.
결국 개신교 <개역한글> 성서보다 가톨릭 <새번역> 성서가 원문의 뜻을 잘 살려서 번역한 것이다. 문제는 보수적인 한국교회 풍토에서는 가톨릭 <새번역> 성서가 훨씬 뜻을 잘 살린 번역임에도 불구하고 잘 통용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가톨릭에서야 공인된 번역이니 가톨릭에서 사용할게다.
후배가 자신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올린 어쩌면 불경스럽게도 보이는, 한 손에는 담배를 들고 입에서는 담배 연기가 내뿜어져 나오는, 저 사진을 보면서 난 이 성서 구절이 떠올랐다. 예수 시대에 담배가 있었다면 예수께서도 잘 피우시지 않으셨을까 싶다. 음식도 엄청나게 드시고 술도 고주망태가 되도록 마시셨던 예수께서 그깟 댐배쯤이야 안 피우셨겠는가.
한국의 보수적인 신앙 풍토에서는 신이셨던 동시에 사람이셨던 예수는 늘 신적인 존재로만 인식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 사람이셨던 예수의 모습은 보고 싶지 않고 감추어야 할 것으로 취급하는 풍토이다. 그저 저 먼 하늘에서 곱슬 노랑머리를 하시고 오똑한 코에 뭔가 근접하기도 어려운 신의 모습을 한 예수 말이다.
하지만 기득권층의 끊임없는 협박과 위협 속에서도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과 늘 함께 하셨던 예수께서는 어쩌면 술에 취해 늘 얼큰한 모습이 아니셨을까 싶다. 저잣거리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에게 해학과 풍자가 가득한 비유를 들려주시며 권력과 종교 세력들을 놀리시기에 바쁘셨던, 결국 그 당시 권력과 종교 세력의 심장부였던 예루살렘 성전을 뒤집어 엎으셨던 예수께 어떻게 술이 빠질 수 있었겠는가? 그렇지만 고단하기 이를데없는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그것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담배가 있었다면 한 대 말아 연신 피우시지 않으셨을까 싶다.
난 사람이셨던 예수가 훨씬 좋다. 가난하고 억눌린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던” 사람이셨던 예수가 좋다. 어쩌면 오늘 우리 시대에는 철저하게 사람이셨던 예수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예수님, 같이 담배 한 대 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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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혁 ^_^))
5월 6일 오전 12:12 · 좋아요 · 1
Jeong Hoon Lee 강혁 이러다 칼 맞겠죠? ㅋㅋㅋ
5월 6일 오전 12:14 · 좋아요 · 1
강혁 저는 노골적으로 째임을 당했는걸영_대장암 수술^_^))
5월 6일 오전 12:17 · 좋아요 · 1
Jeong Hoon Lee 강혁 ㅋㅋㅋ
5월 6일 오전 12:17 · 좋아요 · 1
강혁 담배는 불가능했을 듯해영_담배가 아마도 아메리카 원산이지영^_^))
5월 6일 오전 12:18 · 좋아요 · 1
한효석 사람냄새가 물씬 나는 예수네요.. 멋있어요..
5월 6일 오전 12:19 모바일에서 · 좋아요 · 2
Jeong Hoon Lee 강혁 만약에 있었다면요. ㅋ
5월 6일 오전 12:19 · 좋아요
강혁 아마 분명 골초^_^))
5월 6일 오전 12:19 · 좋아요 · 1
Jeong Hoon Lee 한효석 네, 예수께서 담배를 피우셨다면 저렇게 멋지게 피우시지 않으셨을까 싶어요.
5월 6일 오전 12:20 · 좋아요 · 1
Jeong Hoon Lee 강혁 그럴지도요. ㅋㅋㅋ
5월 6일 오전 12:20 · 좋아요
강혁 복음서를 읽다 보면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예수님을 만날 수 있지영^_^))
5월 6일 오전 12:20 · 좋아요 · 1
강혁 공유할게영^_^))
5월 6일 오전 12:21 · 좋아요 · 1
한효석 흫흐흐.. 전 담배 피는 것이 멋진게 아니라, 예수가 고단해 보이는게 더 멋져요…
5월 6일 오전 12:23 모바일에서 · 좋아요 · 2
Jeong Hoon Lee 강혁 네, 너무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예수이셨습니다.
5월 6일 오전 12:23 · 좋아요 · 1
Jeong Hoon Lee 한효석 늘 고단하시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5월 6일 오전 12:24 · 좋아요 취소 · 1
윤치상 난 별로 안 멋져 보이는디 ㅋㅋㅋ
5월 6일 오전 2:30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
Jeong Hoon Lee 윤치상 경주 아니냐? 경기를 위해 푹 자야 되는거 아녀? ㅋ
5월 6일 오전 2:31 모바일에서 · 좋아요
윤치상 내일 일은 내일에게 맡기라… 말씀대로 살아야지 ㅋㅋㅋ
5월 6일 오전 2:34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
Jeong Hoon Lee 윤치상 오~ ㅋㅋㅋ
5월 6일 오전 2:35 모바일에서 · 좋아요
박철현 예수가 울 나라에 있어으면 막걸리에 곰방대! ㅎ
5월 6일 오전 2:57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
복인근 정훈씨, 세월이 흘러 기반잡고 나이가 더먹어서도
이런 생각, 이런 모습이길,,,,
5월 6일 오전 5:04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
이재민 그럴수도잇겟다 싶으면서도 마음한켠이 불편한건 가문(장로교)의 영향?^^
5월 6일 오전 8:37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
Byong-Chul Moses Kim 공유합니다.
5월 6일 오전 9:37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