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교시에 대한 청소년 의식 조사

제 목
0교시에 대한 청소년 의식 조사
작성일
2002-05-1
작성자

이름 : 출구 ( ) 날짜 : 2002-05-01 오전 11:52:24 조회 : 190

구리시 청소년지 출구(발행인 박영순)는 잡지 봄호 발간을 기해서 3월 21일부터 26일까지 구리시 고교생 600여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7차교육과정과 바뀐 교육제도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묻는 데 중점을 두었다. 또한 한참 화제가 되고 있는 ㅇ교시 문제와 아침밥과 수면실태를 조사하였으며, 과외 형태에 대한 설문도 실시하였다.

설문에는 구리시 고교(신설 수택고 제외) 전체가 참여하였으며, 규모면에서나 학교/남,여의 표본 추출에서도 신중을 기하였기에 구리시 고교생 대부분의 의견을 반영한다고 말할 수 있다.

총 조사대상(구리시 고등학교 1,2학년 604명,- 남 348, 여 256명, 참여학교 – 구리고, 구리여고, 인창고, 삼육고, 토평고)

0교시 효과 부정적 82%, 체벌부활 부정적 75%, 야간자습 효과 부정적 70%, 보충수업 부활 부정적 67%

교육제도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4가지를 조사하였다. 보충수업, 체벌, 야간자습 그리고 현재 논란이 많은 0교시문제에 대한 의견도 조사하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1) 보충수업의 부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601명)
# 긍정적 120명(20%) # 부정적 402명(67%) # 모르겠다 79명(13%)

보충수업의 부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훨씬 많았다. 남/여학생의 비교에서는 긍정적에 대해서 남학생(23%), 여학생(16%)로 나타나 남학생의 경우가 여학생에 비해 보충수업 선호도가 약간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별도 기사에서 자세히 언급)

(2) 체벌의 부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604명)
# 긍정적 69명(11%) # 부정적 454명(75%) # 모르겠다 81명(14%)

체벌의 부활에 대해서는 긍정보다 부정적인 시각이 압도적으로 많음을 알 수 있다. 남/여학생의 비교에서는 체벌에 대해 긍정적인 비율이 남학생(7%), 여학생(17%)로 나타나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체벌에 긍정적인 견해를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남여공학보다는 남학교, 여학교에서 부정적인 견해가 높았으며 남학생들에게서 부정적 견해가 더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남학생들이 부당한 체벌을 더 받는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다고도 할 수 있다. 체벌이 학생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랑의 매’로 거듭 태어나기를 기대해본다.

(3)야간자습의 효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599명)
# 긍정적 119명(20%) # 부정적 419명(70%) # 모르겠다 61명(10%)

야간 자습의 효과면에서도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남/여학생의 비교에서도 동등하게 나타났다. 긍정하는 비율이 다른 문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알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야간자습의 효과를 묻는 질문으로 이루어졌다. 야간자습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와는 별개의 문제로 볼 수 있다. 대체적으로 효과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70%로 나타났지만 이 자료를 야간자습 폐지를 요구하는 의견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을 듯하다.

현재 모든 고교에서 야간자습을 일률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많은 학생들이 학원수업을 계속 듣고 있는 상태이며, 개인적인 학습방법의 차이도 발생할 수 있다. 강제로라도 공부를 시켜 성적향상을 하려는 학교측과 효과가 없다며 자율적 시행을 요구하는 학생간의 인식차이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앞으로도 야간자습문제는 계속적으로 논란거리가 될듯하다.

(4)0교시의 효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601명)
# 긍정적 52명(9%) # 부정적 492명(82%) # 모르겠다 57명(9%)

0교시에 대해서는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특히 0교시는 학생들의 수면부족과 아침식사 거르기의 직접적 원인으로 꼽히면서 안팎에서 폐지에 대한 여론이 높은편이다. 0교시로 인한 건강저해와 본수업에의 지장등이 심각한 수준인만큼 학교당국은 학생들의 의견을 단순히 흘리지 않고 진지한 자세로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0교시 관련은 기사에서 다룸)

기타 조사
아침밥 굶는다 51%
수면 6시간 미만 66%
과외한다 63%

(1) 아침밥을 먹습니까? (601명)
# 항상먹는다 102명(17%) # 먹는편이다 190명(32%) # 거르는편이다 137명(23%) # 항상거른다 172명(28%)

아침밥은 먹는학생이 49%, 안먹는 학생이 51%로 나타나 아침밥을 거르는 학생이 반이나 됨을 알 수 있다. 남/여 비율에는 차이가 보이는 데, 남학생의 경우 아침밥을 먹는 비율은 47%인데 반해 여학생은 53%로 나타나, 여학생이 조금 더 아침밥을 잘 챙겨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아침밥을 거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499명)
# 시간없어서 276명(55%) # 귀찮아서 96명(19%) # 일부러 88명(18%) # 기타 39명(8%)

거르는 이유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이 시간이 없어서라고 나타났다. 남/여학생의 비율은 비슷했지만, 일부러 거르는 비율은 남학생(14%), 여학생(22%)로 여학생이 약간 높게 나타났다. 귀찮아서 아침밥을 먹지 않는 학생도 19%나 됨을 알 수 있다.
아침밥을 거르는 이유는 수면시간과도 관련이 있다.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들의 수면시간이 적었으며, 수면시간이 적을 수록 아침밥을 굶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성장기의 학생들이 수면부족과 식사를 제때 챙겨먹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거리라고 할 수 있다.

(3)하루에 잠을 몇시간 정도 주무십니까? (584명)
# 4시간 미만 66명(11%) # 4-6시간 321명(55%) # -8시간 172명(29%) # 8시간이상 25명(4%)

수면시간에서는 8시간 미만의 수면을 하는 학생이 전체의 96%로 나타나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잠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여의 비교에서는 4시간 미만 수면의 비율이 남학생(17%), 여학생(9%)로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잠이 더 부족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4)어떤 과외를 하십니까? (595명)
# 학원 219명(37%) # 학습지 42명(7%) # 과외 56명(9%) # 두개이상 58명(10%) # 안한다 220명(37%)

구리시 고교생의 과외실태를 알아본 결과로는 과외를 하는 학생은 63%로 나타났다. 남/여학생의 경우에서는 남학생(65%)이 여학생(60%)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으며, 과외의 주요형태는 과외하는 학생의 58%가 학원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설 기사>

공교육 불신, 학생들의 의견에 귀기울일 때

바뀐 교육제도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예상대로 부정적인 견해가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객관식 설문외에 주관식으로 물은 기타의견란에는 출구가 설문조사에만 그치지 말고 학생들의 의견을 토대로 0교시 폐지등 정책의 변경을 위한 힘을 실어줄것을 주문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조사된 설문을 분석하다 보면 몇가지 특징을 알 수 있다.
첫째, 구리시 고교생들은 바뀐 교육제도에 대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둘째, 학생들의 수면부족과 아침식사거르기 등 학생 건강상태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 학생들은 현재 일방적이고 전체적으로 실시되는 보충수업, 야간자습,0교시 등에 대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것을 반영한다.

특히 0교시에 대해서 학생들의 반발은 적지않다.

현재 모든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야간자습으로 인해서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은 야간자습 후 학원수업까지 마칠 경우 귀가하는 시간이 새벽 1시를 전후한다고 한다. 학교숙제와 학원숙제등을 하면 새벽 3-4시는 기본이 되며, 0교시 수업을 위해 아침밥도 먹는둥 마는 둥 학교를 나서게 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침 이른 수업이 잘 될리가 없다. 대부분이 졸거나 아예 자기 일쑤며 그나마 졸림을 참고 들으려다보니 다음 정규수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0교시 과목 선정에 대해서도 의견이 많아 보인다. 이왕 시작한 아침 수업이 효과가 있기 위해서는 도움되는 쪽의 과목편성이 되기를 희망해보지만 실제 수업은 기대와는 다른 경우가 많다고 한다.
0교시는 일종의 보충수업의 연장으로 학생들이 돈까지 내면서 듣는 수업이다. 그러나 학생들 대부분은 0교시의 효과에 대해서 많은 회의를 갖고 있다. 이른바 효과도 없으면서 잠은 잠대로 못자고, 밥도 제대로 못먹기 때문이다.

야간 자습의 경우에도 관리에 대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야간자습의 효과에 대해서 부정적인 응답자가 70%가까이 되었지만 이들 대부분이 야간자습 자체에 반대한다고 볼 수는 없다. 많은 학생들이 엄격한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왕지사 다 모아놓고 자습을 시킬바에는 학습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억지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을 경우 분위기는 학습분위기보다는 ‘시간낭비’가 될 가능성이 많다. 학습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강제적인 야간자습이라면 당연히 집에서나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이 낫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다.

선생님들 ‘ 0교시, 야간자습 효과있다’

0교시나 야간자율학습이 학생들에게만 부담으로 다가가는 것은 아니다. 선생님들 역시 0교시 수업과 늦은 시간까지의 야간자습 감독등으로 인해 많은 고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제도를 강행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첫째로 학생들의 ‘실력향상’을 들고 있다. 결과적으로 야간자습 등을 실시할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평균이 올랐다는 것을 그 중요한 근거로 들고 있다. 학생들이 효과가 없다라고 응답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둘째는 학부모들의 요구이다. 학부모들이 모두 같은 의견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학교에서 일률적으로 학생들을 ‘잡아놓고’ 강하게 공부를 시키기를 은근히 바란다는 점이다.

셋째로는 학교의 이미지와 경쟁이다. 학생들을 잡아놓고 열심히 공부를 시키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간의 성적차이나 이미지는 사뭇 다르게 평가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문계 고교에서는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하여 좋은 입시결과를 내야하는 부담감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그러하다. 실제로 고교 입학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교 선택의 기준은 공부하는 학교에 대한 이미지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학교측과 선생님들은 본인의 힘듬에도 불구하고 야간자습 등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모학교의 3학년 선생님은 ” TV나 단체들에서 0교시 폐지나 입시중심 교육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어려운 이야기이며 모든 학교가 일률적으로 폐지를 하지 않는 이상 공립학교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큰 부담” 이라고 말하며 ” 학부모들이 먼저 더 많이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관성 없는 정책과 혼란스러운 학생들

불과 1년전만 해도 입시위주의 교육정책의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특기적성과 인성교육이 강조되었다. 대학 전형에서도 수능위주가 아닌 다양한 전형방법으로 인해 학생들은 봉사활동에 특기를 살리는 교육에 시간을 투자하였다.

그러나 갑자기 변한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잠을 자지 못하고 아침밥도 거르는 등 건강상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어차피 공부하는 학생입장에서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은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시간만 투자하고 건강까지 버렸지만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또한 나름대로 자신의 진로에 대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던 학생들의 혼란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지금 분위기에서는 공부하지 않고는 아무 것도 안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또 다시 학생들은 시계추와 같이 바뀐 제도에 따라 흘러갈 가능성이 많다.

학생들의 무조건 반대도 설득력 약해

학생들의 자세 또한 지적하고 싶다. 단순히 공부하기 싫허하는듯한 ‘무조건적인 반대’는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구리지역의 학력저하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구리 지역 학생들이 너무 공부 안한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올해만 해도 구리지역 고교의 신입생 유치는 최악을 맞이하였고, 이른바 명문대 입학율도 저조하였다.

시험이 닥쳐도 당일치기로 공부하는 고교생이 적지 않다는 것이 학원관계자들의 말이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진로에 대한 확실한 계획과 신념이 있어야 한다. 과거 입시교육에서도 그러하듯 모두가 원하는 대학에 가는것은 아니다. 좋은대학에 간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유리한 길이 될수는 있다. 이럴 때일수록 주관을 갖고 자신의 길을 설계해야 한다. 단지 공부하기 싫어서 보충수업과 야간자습이 싫다고 한다면 선생님, 학부모 어느 누구도 그 의견에 찬성할 사람은 없을것이다.

좀더 애정어린 관심과 철저한 관리를

학생들은 교육제도에 대한 불신도 크며 혼란해 하고 있다. 그리고 공교육에 대한 불신도 큰편이다. 이제 다시금 공교육의 역할과 효용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당연히 학교와 선생님들에게 더 많은 노력과 애정을 부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왕 시작한 보충수업이나 야간자습이라면 학습적 효과를 볼수 있도록 더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할 것이다. 모든 학생들을 일률적으로 잡아놓고 공부시키기 위해서는 그만큼 책임도 져야할 것이다.

또한 과거 입시지상주의 교육이 가져온 부작용에 대한 대안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원하는 대학문은 좁고 들어가려는 학생은 많다. 입시지상주의는 사교육을 부추기고 다수의 입시희생양을 양산할 수 있다. 학생들이 진로에 대해 현명한 선택과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많은 지도와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아침밥도 제대로 못먹고 잠도 부족한 학생들과 바뀐 제도에 따라 생활이 달라진 선생님들의 고충도 안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청소년기 많은 것을 경험하고 마음 껏 뛰어 놀 수 있는 나이의 대부분을 책과 씨름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이 안타깝다. 그러나 해야 할일이라면 열심히 그리고 주관있게 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학업이 더 보람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왕하는 학습활동이 좀더 효율적이고 도움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기를 또한 기대해본다.

아무쪼록 이번의 설문결과가 좋은 대안을 만들어내는 귀중한 참고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라며, 설문해 응해준 600여 고교생들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해본다.

이번 기사는 구리시 청소년지 출구 봄호(4월 15일 발행)에 실린 필자의 특집기사를 발췌한 것임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