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에서는 학부모인 것이 죄인가! -장경화

제 목
이 나라에서는 학부모인 것이 죄인가! -장경화
작성일
2002-05-13
작성자

이름 : 장경화 ( ) 날짜 : 2002-05-13 오전 3:10:22 조회 : 237

이 나라에서는 학부모인 것이 죄인가!

장경화 (부천 도당고 학교운영위원, 부천교육연대 사무국장, 011-298-3914)

저는 두 딸의 엄마입니다. 단순히 ‘이것은 아닌데’ 하는 작은 생각을 실천에 옮기면서, 교육 개혁이 큰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바꾸고 건전한 생각을 가진 학부모들과 함께 학교에 참여하여 아이들의 인권을 존중하면 언젠가는 아이들의 삶이 풍요로워지리라고 믿는 엄마이기도 합니다. 큰아이는 대학 2학년이고, 작은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돌이켜 보면 입시 정책이 바뀌고 교육 정책이 바뀌어도 언제나 학부모에는 가장 기본적인 것에 매달려 왔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도 학교는 항상 가난하고 아이들은 추위에 떨고 더위에는 지쳐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에 각종 자생단체 회원으로 참여하고 체육진흥회 부회장, 급식후원회장, 학교운영위원장으로 참여하며, 건전한 학부모가 학교에 참여하여 학교를 조금씩 바꾸어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다시 말해 불법 찬조금을 조성하여 선생님 밥 한끼 사주고 생색내는 식의 학부모 활동을 하지 않았고, 학교와 학부모에게 항상 건전한 활동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에선 학부모가 되면 무조건 죄인이 되어야 하나 봅니다. 아직도 학부모들은 학교측의 은근한 요구에 따라 “자발”로 포장된 불법찬조금을 걷어 이것저것 챙겨주어야 하고, 선생님들의 노고를 식사 대접과 체육복 등으로 보답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그 사람들은 이런 불법을 관행이며 일반적인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말하자면 국가에서는 교사의 처우를 정당하게 대우해주지 않고, 은근슬쩍 학부모들에게 떠맡겨서 교사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면서도 그것을 당연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만연된 이상한 행태를 지적하면 그 학부모를 비정상으로 몹니다.

제 작은 아이는 부천도당고등학교 2학년 12반입니다. 그 동안 많은 선생님들이 우리아이들을 잘 보살펴 주신 덕분에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 3월부터 우리 두 모녀는 어려운 현실에 처했습니다.

엄마가 학교운영위원, 학부모회 감사로 참여하면서 학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이유로 우리 아이가 주진형 학생부장의 집중관리를 받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 의혹을 엄마인 제가 알고 있다는 것을 전해들은 주진형 학생부장이 우리 아이를 불러 특별상담을 하였습니다. 우리 아이 말로는 겉으로 부드러웠지만, 아주 무서운 시간이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 상담이 있고 난 후 학교운영위원회가 있던 지난 3월 19일 생활지도부실에서 도당고 학교운영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있던 자리에서 우리 아이가 주진형 학생부장에게 머리 문제로 지도 받은 일에 대해 주진형 학생부장과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대화 중에 학생이 머리를 풀고 있다가 걸리면 일방적으로 자를 수 있다고 주진형 학생부장이 주장하여, 그런 학칙이 있을 리 없다고 생각한 제가 학교에 그렇게 규정한 학칙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 과정에 주진형 학생부장이 제 앞에서 음료수병을 들어 바닥에 내던지며 화를 내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저는 그 학교 학교운영위원이며, 교육 단체 실무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교사가 기분이 나쁘다고 학부모 앞에서 음료수병을 내던지며 폭언을 한다면 일반 학부모에게 어떻게 대하겠는지를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이런 사실을 관리자인 교장, 교감에게 알리고 시정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오히려 김금본 학교장은 주진형 학생부장을 두둔하며 제 행실을 탓했습니다. 아니, 학부모가 학칙을 보여달라고 하면 이런 봉변을 당해도 되는 것입니까?

저는 이런 상황을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판단하여 김금본 학교장 앞으로 정식 진정서를 발송하고, 자기 수양이 덜 된 주진형 교사가 학생부장을 맡아 수많은 아이들을 지도할 수 없으니 도당고에서 떠나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도 학교에서는 어른들끼리 해결해야할 이 문제를 은근히 학생들에게 흘려, 주진형 학생부장을 따르는 몇몇 학생들이 우리 아이에게 찾아와 ‘네 엄마가 학생부장을 다른데로 보내면 너를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식으로 협박을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몇 차례 열린 결과로 미루어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문제의 본질을 따져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저와 학교 중간에 사람을 넣어 일방적으로 저에게 화해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한 때 주진형 학생부장이 찾아와 개인적으로 사과하면서 실마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알았으나, 뒤로는 김금본 학교장과 주진형 학생부장이 여전히 제 욕을 하고 다녔습니다. 예를 들어 주진형 학생부장이 얼마 전 부천 학생부장 회의에 참여하여 수많은 학생부장들 앞에서 자기가 병을 던지지 않았는데 장경화라는 학부모가 병을 던졌다고 우겨 곤욕스럽다며 부천 관내 학생부장들에게 사실을 왜곡한 적도 있습니다. 김금본 교장은 이 사태의 전말을 학부모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고 저를 사사건건 시비나 거는 사람으로 몰며, 주진형 학생부장을 끝까지 보호하겠다고 호언하면서도, 정작 우리 딸은 다른 학생들에게 고통받도록 방치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에 얼마 전 김금본 학교장과 가까운 학부모 대표들이 저를 폭행하였습니다. 저를 폭행한 명분은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학부모회 불법 찬조금을 제가 걷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는 것이며, 학기초에 학부모와 교사가 음식점에서 만나는 상견례를 제가 좀더 건전한 방식으로 바꾸어 만나자고 학교에 전화를 하는 바람에 무산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속내를 살펴보면 “장경화 네가 학교장을 힘들게 하니, 어디 한 번 우리한테 혼 좀 나봐라”는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관리자인 학교장이 학교 문제를 명쾌히 해결하려 하지 않고, 저 하나를 나쁜 사람으로 몰면서 또다시 문제가 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입니다.

폭행 당한 그 날 상황을 좀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몇몇 학부모 대표가 교사-학부모 상견례를 준비하는 과정에 도당고 교사들은 그 자리가 불편한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아무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하였다고 합니다. 이에 학부모 대표들은 상견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2학년, 3학년 전 학부모에게 일체 함구한 채, 시간과 장소를 바꾸어 5월 3일 오후 5시 부천 원미구보건소 앞 ‘천년만년’이라는 음식점에 회비 2만원을 가지고 오라고 통보하여 그 날 도당고 2학년, 3학년 학부모 150여 명을 모았습니다.

여기서 3학년 학부모 회장, 총총무 등이 학부모들에게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고, 마치 청문회를 하듯 저 하나를 놓고 닦달하며 저를 몰아 세웠습니다. 심지어 총총무는 여러 사람 앞에서 “장경화가 사사건건 학교에 시비를 걸어 교사들이 무서워서 안 나왔다. 작년에 장경화가 교사-학부모 상견례를 고발하여 경찰이 출동하였고 작년 학부모 대표가 고발된 상태다”라고 하며, 있지도 않은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말했습니다. 이런 과정에 3학년 회장과 임원진 여러 명이 저를 밀고 잡아당기며 폭언하였습니다.

이 과정에 제 남편이 왔고,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여 남편이 이 상황을 사진 찍으려 하자, 총회장이 남편을 꽉 붙들고 행동을 제지하였으며, 남편이 보는 앞에서 여러 학부모들이 집단으로 저를 밀어 쓰러뜨리고 갖은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보다 못한 남편이 112에 신고하여 경찰이 출동하여 폭행이 종결되었습니다.

이런 것이 2002년 학교 현장의 모습입니다. 저는 제가 경험한 사례를 이렇게 밝히는 것은 이 나라 학부모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것을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매 맞고 와도 말못하고, 아이가 불이익을 받을까봐 불법 찬조금도 내야 합니다.

특히 저같이 드러내고 활동하는 학부모도 이렇게 힘든데 일반 학부모들이 학교의 부당한 처사에 어떻게 대처해 나 갈 수 있겠습니까? 학교를 믿으라고 저는 남들에게 더 이상은 말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학부모로서 선언합니다. 우리 아이가 어떠한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이러한 옳지 못한 세상을 자식에게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불의에 맞서 싸우겠습니다. 학부모를 함부로 대하며 폭언한 주진형 학생부장과, 이를 교권 보호라고 핑계 대며 폭력을 비호하는 김금본 학교장이 문책될 때까지 싸우겠습니다.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교사와 학부모가 아이를 사이에 놓고 서로 존중하며 따뜻한 정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02년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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