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죽을 것인가?

제 목
어떻게 죽을 것인가?
작성일
2011-11-4
작성자

어떻게 죽을 것인가?
칠레 아옌데와 비교되는 리비아 카다피, 이라크 후세인..

한효석님이 한희덕님을 인용해 노트를 공유했습니다.
최후의 모습!.

2011년 10월 22일 오후 1:36

리비아의 카다피, 이라크의 후세인 그들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며 생각해본다. 석유를 둘러싼 국제정치와 자본주의 이권 싸움의 이면을 새삼 논하고 싶지는 않고, 그저 마지막을 맞이하는 인간(남자, 리더)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카다피와 후세인 모두 군출신 리더였으며, 집권 후 (논란의 여지는 조금 있지만) 이른바 무력에 기반한 철권 통치 장기집권(독재)을 해온 인물들이다. 그리고 어찌되었든(정당성이 부족하든 아니든) 그들은 국제 사회에서 합법적으로 승인받은 한 국가 사회의 정치적 리더들이었다. 한 마디로 강인함과 남성적 마초이즘을 뽐내던 무사(군) 출신 국가수반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마지막 모습은 더 이상 무사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저 살기 위해 목숨을 구걸하는, 균형이 무너진 무력 앞에서 숨어 공포에 떠는, 쥐 구멍 속에 숨은 부끄러운 모습의 말로일 뿐이었다.

1917년 러시아 혁명 당시 지하실에서 총살 당한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나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세스쿠도 별반 다르지 않았던 듯하다 그 마지막 모습이. 권력을 오래 쥐고 있다 보면, 권력의 속성은, 권력을 쥔 자를 언뜻 볼 때는 마치 부정한 외계(악) 세력으로부터 지구라도 지켜낼 수 있는 듯한 강인한 전사로 보이게 하지만, 진실은 지독하게 나약하고 추악하고 탐욕에 둘러싸인 비겁하고 거짓된 사기꾼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닌가 싶다.

왜 그럴까?

1970년 남아메리카 최초로 선거를 통해 사회주의 정권을 창출해낸 칠레 대통령 살바도르 아옌데를 떠올려 본다.

그는 1973년 저 악명 높은 피노체트(삐노쉬?)의 군부쿠데타로 인해 암살(사살) 당했다. 의학박사 출신의 경제통이던 아옌데는 오랜 시간 동안 부패한 자본가 정권과 싸웠던 인물이다. 그렇지만 그는 정규군 출신도 아니었고, 게릴라 전사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후안무치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서 대통령 궁을 탱크와 전차, 전투기, 전폭기로 에워싸고 공격해 올때 스스로 총(기관단총)을 들고 끝까지 맞섰다. 부도덕한 무력 앞에 비굴하게 무릎꿇지 않았던 인물이고, 끝내 반군의 총에 목숨을 잃는다. 그런 그가 마지막 남긴 말이 정말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모름지기 지도자, 사람의 마지막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 아옌데는 현실적으로 프로페셔널 군부의 무력(거기에는 제국주의의 엄청난 물량 지원이 숨어 있었음은 물론이다)을 꺾을 수 없다고 판단했을 때, 옆에 있던 경호원들에게 자신을, 대통령 궁을 떠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법과 원칙에 따라 국가수반을 보호해야 하는 그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는가. 반군에게 잡히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아옌데는, 경호원들에게 최후의 인사로 악수하며 고맙다, 어서 현장을 떠나라고 했다는 것. 이건 군출신인 후세인이나 카다피에게서 결코 볼 수 없던 모습이다.

아옌데는 현실 속에서 이상을 버리지 않았던 낭만주의자였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그저 권력을 탐했던 무사(마초)들은 비겁하고 치졸한 모습으로 변신을 하겠지만, 낭만과 이상을 꿈꾸는 자들은 바보스럽게도 추악한 변신, 제 잇속을 차릴 줄 모른다는 것. 그것은 부끄러움을 두려워 하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이 모름지기 인간이려면, 부끄러움을 두려워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합법적인 존재이자 가난한 대다수 시민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대통령 아옌데를 죽인 살인자들은 제국주의 미국과 칠레의 부패한 자본가들 그리고 그들의 주구 군부 세력이었다. 이러한 냄새 나는 묵계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땅인들…. 자본가들이 자발적으로 시민과 가난한 대중들의 아픔을 보듬으려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일련의 흐름을 통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는가. 궁극적으로 필요한 것은 선한 낭만주의자들, 이상주의자들 그리고 가난한 이들의 직접적인 연대일 뿐인 듯하다. 만들어진, 거짓 영웅은 필요치 않은 것이다.

우리 스스로 낭만과 이상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사족이지만 조폭들의 세계도 그렇지 않은가 싶다.

센 놈이 알고 보면 비겁하고 추악한 놈들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치판에도 그런 조폭들이 꽤 많은 것이 분명하다.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1102213148297048&outlin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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