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관내 국어과 수업연구 학습지도안 – 박근미
‘ 안녕하세요?
부천정보산업고 국어교사 한효석입니다. 이 자료는 1999년 4월에 발표한
부천관내 국어과 수업연구 학습지도안입니다. 원래 학기초에 관리자들이 모
여 몇 월에, 어느 학교에서, 무슨 과목 수업 연구를 하자고 나누잖아요…
우리 학교는 처음에는 사회 과목이 배당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많은
선생님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었어요. 위에서 하라니까 수행 평가를 하긴 해
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으니까요… 그래서 국어과에서 자청하여
사회과 대신 관내 수업 연구를 하겠다고 했지요.
그 전 해부터 우리 학교 국어 교사들이 모여 중고등학교 열린수업 모형을
개발하고 있었어요… 그런 작업이 나중에 수행평가로 이어질 줄은 우리도
몰랐지요… 어쨌든 우리 학교 국어과에서는 이미 수행평가를 하고 있었어
요. 그래서 다른 학교 선생님들께 모델을 보여주자는 것이었지요… 연구학
교는 아니었구요. 우리 교사가 너무 힘들어서요… 그때 벌써 아이들이 도
무지 수업을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기존 수업 방식이 재미가 없잖아
요…
박근미 선생님이 수업을 하기로 하였어요. 15년이 넘도록 핑계를 대고 교
내 수업 연구도 하지 않았던 선생님이에요… 제가 꼬시기(?)도 했지
요. ‘내가 도와주마, 이 정도 발표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이거 발표하면
뜬다….’ 제가 나중에 안 도와주었어요. 강인하게 커야 한다고 했지요..
힘든 일이 있으면 니가 알아서 해결하라구요… 히히… 그래도 나중에 이
런 수업 모형을 담아 저와 함께 책([열린수업 100가지], 푸른나무)을 냈어
요… ^_^
나중에 강평할 때 참관하신 선생님들이 강평을 하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수업 방식이 없냐고 꼬치꼬치 물었어요. 오늘 수업이 너무나 좋았다구
요… 몇 달 고생해서 손님 모셔 놓고 으레 쇼를 하는 수업이 아니라는 거
지요… 그도 그럴 것이 준비한 것이라고는 비디오, 모니터, 마이크 정도였
어요. 그 흔한 파워포인트도 없었어요… 교사 활동도 기껏해야 도입 10분
정도, 강평과 채점 10분 정도였으니까요…
여덟 모둠으로 나누어 아이들 대표가 나와 준비한 것을 5분 안쪽으로 발표
하지요. 발표 내용은 교과서에 있는 ‘화랑의 후예’를 패러디한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자기 모둠 대표가 나갈 때 뒤에 손님이 있거나 말거나 구
호와 파이팅을 외칩니다. 3분, 5분마다 구호가 터지니 교실이 활기찰 수밖
에요…. 발표한 글도 재미있었고요… 뒤에 계신 선생님들이 졸 수가 없었
어요…… 시끄럽고 재미있어서요…
아이들이 즉석에서 다른 모둠을 채점하고 그 점수를 모두 더해 순위를 냅
니다. 그리고 순위에 따라 모둠원에게 수행평가 점수를 주지요. 동점 모둠
이 나올 때는 ‘반짝 문제’를 출제하여 그 동점 모둠원에게만 기회를 주어
맞추게 했어요…. 크크크… 한 마디로 말해 난리가 나지요. 그런 과정을
비디오로 찍었는데, 오늘 찾아보니 없네요. ㅠ.ㅠ 박 선생님을 드린 것 같
아요.
이 파일을 열어보시면 압니다만 별 것 없어요. 엄청난 수업을 보여준 것
이 아니니까요. 그 대신 아무나 할 수 있는 수업안입니다. 특별한 기자재
도 필요없지요… 몇 달 고생해서 한 번 발표하고 마는 수업안은 평범한 교
사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그거 못합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게
시간을 들일 수가 없어요… 실천할 수 없는 수업 모델이에요….
2000. 8. 23. 한효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