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보다 특검을 요구하잔다

제 목
퇴진보다 특검을 요구하잔다
작성일
2014-05-25
작성자

한효석님이 임형찬님의 사진을 공유했습니다.
5월 25일 · 수정됨
등을 쳐서 간 빼먹기..
퇴진보다 특검을 요구하는 것이 좀더 효율적인 전략이란다.
아주 냉철한 분석..
읽어보자..
오늘 지하철을 타면서 뒤에 아주머니 아저씨가 뭔가를 열심히 이야기를 했다.
그 중에 딱 한 마디만 기억난다.

“박근혜가 그 정도 했으면 되었지”

그들의 생각에 대한 지적 따윈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선거전에 대한 경험상 이런 반응은 흔히 ‘반발심’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의 여왕이라 불리는 것은 일종의 부채의식을 가진 세대들이 있기 때문이다.
박정희의 리더십에 대해 긍정하는 사람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총격 피살에 대한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세대간 전승이 되어서 그 시절 코흘리게였던 사람들조차 그런 심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박근혜라는 사람이 ‘공격’을 받으면 급격하게 결집한다.
이것이 지난 대선 때 보인 반응이며, 곧 벌어질 반응이다.

6월 4일은 아직 조금 남았다.이제 24일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최재천 의원이 ‘이명박근혜 심판론’이 아닌 ‘세월호 진상규명’으로 선거 전략으로 가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다.

모든 선거 전략에서는 상대방의 결집을 약화시키고, 상대방의 느슨한 지지자를 떨어뜨린 후, 내 지지자를 결집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지지자를 돌려세운다? 이건 아주 극단적 사건이 생기지 않고는 잘 일어나지 않지만 현재 가능한 명분은 만들어져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느슨한 지지자가 결집할 동기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지켜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하는 것이다.
박근혜를 지킵시다라는 말이 달리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게 통하니까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말을 때에는 최대한 박근혜 대통령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박근혜에 대한 민심이반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것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여러가지 요구들이다. 그것이 특검이 될 수도 있고, 여러가지가 있다.

이때 박근혜라는 사람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그들의 하부조직부터 하나씩 붕괴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서는 ‘해경’과 ‘안행부’ 등 국민의 표적들이 하나씩 야권의 비판과 비난으로부터 무능함이 폭로되는 것이다.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
그래서 꼬리를 자르는 것이다. 그러면 진짜 ‘리더십’을 모르는 그쪽 지지자들은 ‘좋은 결정을 내렸다고 박수’를 치게 되고,
이때부터 야당의 진상규명은 “처벌했으면 되었지 지나치게 물고늘어지는거 아닌가?”라는 판단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게 저쪽 지지자들이 가진 사고요. 저쪽 지지자들의 언어에서는 충분히 통한다.

세월호 참사 촛불 집회 하는 것은 좋다. 그런데 왜 자꾸 머리를 자르려고 팔 다리 멀쩡한 괴물에게 덤비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정의’만으로 ‘불의에 항거하는 열정’만으로 뭔가를 이룰 수 있다면 박근혜란 사람 대한민국 청와대에 앉아있지도 못 했다.
그녀가 상징하는 것은 거대한 저쪽 지지자의 피라미드 구조에 그녀만의 포지션과 상징적 옥좌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박근혜 퇴진’이라는 구호가 가지는 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느냐?

나 같이 ‘선거’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닭’짓이다. 닭 잡는데 같이 닭 되자는 뜻이다.
그렇게 퇴진 구호 외쳐서 될 일이라면 나도 도와주겠다.

선거에서 그쪽이 결집하는 빌미만 제공해준다. 차라리 그냥 세월호라는 명분으로 꼬리만 잡고 흔들어줘도 될 일을 머리부터 베겠다고 하니…

앞날이 눈에 선하다.

2008년에서 전혀 반성과 성찰을 못 하나보다. 연행되고, 또 산성 쌓고,

“진짜 나쁜 인간이다” 이 말은 ‘진보 진영’, ‘상식적 인물’들에게 통한다.문제는 그 반대쪽이다. 그들도 투표권이 있고, 투표장에 나갈 사지 멀쩡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바라보는 이 현상은 “세월호로 진짜 정권 퇴진 운동하는 나쁜 노무 ㅅㅋ 들이 있구나!”라는 것이다.

옛날 시골 할아버지들이 항상 이르시길
미친년을 놀려도 미친년이 가장 소중히 하는 뭔가를 빼앗거나 그를 통해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
최근 영화도 나오지 않았나? “역린”이라고…

굉장히 지루할 수도 있고, 장기전이 될 수 있다. 열심히 꼬리를 흔들어서 이쪽 저쪽에서도 김시곤 국장이 나오고, 그래서 길환영 퇴진 운동처럼 권력과 연결된 각계 각층에서 개별 전투가 벌어진 후에 국정조사나 청문회가 완료되면 그때 ‘그 구호’를 내세우든지 말든지 하는게 좋다.

그래서 우리 쪽 역린을 건드린 망언자들을 하나씩 잡고 시작해야하는 것이다.
잡기도 쉽고, 결집에도 유리하다.

그리고 그 수가 어느 정도 차면 그때 더 나은 정의로움을 위해 나가는 것이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대책위는 그렇게 하는데, 왜 청계광장에서 주최하신 어떤 분들은 왜 자꾸 시민들을 무계획적으로 행진하게 하나?
또 왜 자꾸 돌아가신 분 언급하나? 빌미를 제공하지 마라. 제발. 차라리 따로 행사하고 추모 집회하던가.

그렇게 해서 몇명 연행되고, 그 사건 중에 시민운동 쪽에서 ‘커리어’를 쌓으시는 분들이 생기는거 나도 안다.
그걸 바탕으로 정당에서 입지를 세우고 그게 공이 되니까.

문제는 당신들 덕택에 ‘세월호’가 남긴 진짜 과제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

일단 6.4 지방선거부터 이겨야 한다.
그래야 국회에서도 집권 여당의 반응이라는 것이 나온다.
해경이 해체수순을 밟고, 안행부가 축소되는 꼬리자르기에 여당이 먼저 반응해서 공격할 수도 있다. 왜냐고?

청와대에 계신 분은 몇 년 뒤면 정계 은퇴지만 자기들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모든 정치인들은 ‘대통령’이 최종적인 꿈이다.
그 야심을 건드려야 한다. 같은 당이 배신하겠냐고? 한다.

그 격렬한 구호.
나는 ‘아직’ 동의 못 한다.

분명 해경 해체 등 공직사회 왜곡시키는 것에 그 어떤 누구보다 분노하지만
정치적인 언어로서는 ‘퇴진’ 아직까지 꺼내고 싶지 않다.

“청와대까지 특검하라”가 합리적 구호라고 생각한다.

매일 같이 야당 욕하는데, 무조건 ‘퇴진 운동’하는게 야성이 아니다.
치명타를 입히려면 가끔 아웃복싱도 해야하잖아?

국회에서 야당이 ‘청와대 특검’ 여부를 두고 줄다리기를 한다.
거기에 힘을 먼저 실어주면 된다.

국민대책위 오버 좀 하지마라. 김기춘 할배 웃는 소리 여기까지 들린다.

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