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강아지’의 나이는 몇 살일까요?
< '하룻강아지'의 나이는 몇 살일까요? >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라는 속담을 알지요? 오늘날 “하룻강아
지”는 대체로 ‘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강아지’의 뜻으로 통용되고 있습니
다. 그런데 “하룻망아지 서울 다녀오듯”, “하룻비둘기 재를 못 넘는다.” 따위
속담도 있습니다. 이 “하룻망아지, 하룻강아지”의 의미도 “하룻강아지”와 비례
합니다. “하룻망아지 서울 다녀오듯”은 ‘세상 물정도 모르면서 이것저것 하거
나 보는 모습’을 비유하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하룻강아지, 하룻망아지, 하룻비둘기” 들의 원말은 “하릅강아지, 하
릅망아지, 하릅비둘기”입니다. “하릅”은 동물의 나이 ‘한 살’을 가리키는 낱말
이니, “하릅∼” 들은 각각 ‘한 살짜리 {강아지/망아지/비둘기}’를 가리켰습니
다.
하지만 세월 따라 “하릅”의 사용 빈도가 낮아지면서 언중들은 그것을 “하
루ㅅ”으로 인식하기에 이른 것이지요. 그래서 오늘날 많은 국어사전에서 “하룻
강아지, 하룻망아지, 하룻비둘기”를 각각 “하릅강아지, 하릅망아지, 하릅비둘
기”의 변한말로 처리합니다. 다시 말하면 “하룻강아지, 하룻망아지, 하룻비둘
기” 들을 표준으로 보는 것이지요.
요컨대, “하룻강아지”는 “하릅강아지”가 변하여 된 낱말입니다. 형태가 변하
면서 그 의미도 ‘한 살짜리 강아지’에서 ‘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강아지’
로 약간 변했습니다. “하룻망아지, 하룻비둘기”도 다 같습니다.
– 리의도(s2urimal) / 춘천교육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