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다좆치고 죄어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 일터가 국정감사를 받는 날입니다.
그동안 준비를 많이 했기에 별 탈 없이 넘어갈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래도 걱정은 되네요.
국감이 잘 끝나기를 빌면서
오늘은 아름다운 우리말을 소개해 드릴게요.
“일이나 말을 매우 바짝 재촉하다.”는 뜻의 낱말이 ‘다좆치다’입니다.
아이를 자꾸 다좆치지만 말고 살살 구슬려서 말을 하게 해라처럼 씁니다.
이 ‘다좆치다’의 준말이 ‘다좆다’입니다.
발음이 영 거시기 하죠? ^^*
거의 같은 뜻의 낱말로 ‘다조지다’가 있습니다.
“일이나 말을 바짝 재촉하다.”는 뜻인데,
아버님께서 어찌나 일을 다조지시는지 앞뒤를 살필 틈도 없이 서둘러야 했다처
럼 씁니다.
또,
‘죄어치다’는 낱말도 있습니다.
“재촉하여 몰아대다.”는 뜻으로
급한 성미에 말을 빨리 죄어치려니 숨이 턱에 받쳐서 듣는 사람이 더 답답하다
처럼 씁니다.
‘죄어치다’의 준말은 ‘좨치다’입니다.
오늘 하루 모든 일을 열심히 다좆치고 죄어쳐서 국정감사를 잘 받도록 하겠습니
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편지입니다.
[갱신 --> 새로 고침]
어제 자동차 보험을 갱신했습니다.
차를 산 지 벌써 1년이나 됐네요.
제가 사는 집에서 회사까지는 4km 정도밖에 안 되는데,
어딜 그렇게 싸돌아 다녔는지,
1년 만에 3만 km를 탔네요.
외판원도 아니면서 어딜 그렇게 다녔는지…
제 차가 고생 많았겠죠?
오늘은 ‘경신’과 ‘갱신’을 구별해 볼게요.
‘경신’과 ‘갱신’은 모두 한자로 更新입니다.
같은 한자를 어떻게 읽는가에 따라 뜻이 달라지죠.
更 자는 ‘다시 경’과 ‘고칠 갱’으로 읽습니다.
따라서,
更 자를 ‘다시 경’으로 읽어,
‘경신’이라고 하면,
“이미 있던 것을 고쳐 새롭게 함”이라는 뜻입니다.
이에 따라 운동 경기의 기록을 ‘경신’한다고 하고,
주가가 1000포인트를 ‘경신’했다고 하죠.
한편,
更 자를 ‘고칠 갱’으로 읽어,
‘갱신’이라고 하면,
“법률관계의 존속 기간이 끝났을 때 그 기간을 연장하는 일”과
“기존의 내용을 변동된 사실에 따라 변경˙추가˙삭제하는 일”을 말합니다.
이에 따라 계약 갱신/비자 갱신/어업권의 갱신/면허 갱신/시스템의 갱신으로 쓰
죠.
정리하면,
‘경신’은 내용을 새로 바꾸는, 한 단계 올라가는, 신기록 경신에 쓰이고,
‘갱신’은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수평으로 연장하는 데 쓴다고 기억하시면 됩
니다.
이것도 어렵죠.
그래서 국립국어원에서,
‘경신’은 ‘고침’으로
‘갱신’은 ‘새로 고침’으로
바꿔 쓰자고 권했습니다.
그럼 헷갈릴 일이 없잖아요.
자동차 보험도 새로 고쳤으니,
이번 주말에는 새로운 기분으로 고향에나 다녀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