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시작된 따돌림…

제 목
우연히 시작된 따돌림…
작성일
2012-11-14
작성자

선생님께,
야영을 가던 날 친구들과 웃으면서 떠났는데 난 내가 이렇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 날 가장 친하던 친구가 우리 일행 중에서 돗자리며 이불 등 짐을 가장 많이 들고 와서 신경질을 냈습니다. 제가 텐트를 책임졌는데,친구들 수에 비해 텐트가 턱없이 작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불편한 대로 말없이 지내주길 바랐지요.

근데 다른 아이들까지 덩달아 말이 많았습니다. 궁시렁궁시렁. 농담 섞인 진담들.. 나중에 한 친구가 다른 곳에서 자겠다며 나가자 아이들이 막았습니다. 그리고 또 궁시렁 궁시렁… 나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밖에 나가서 잘테니 잘 자라.’라고 말하면서 나왔습니다. 밖에서 자는데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그 다음 날부터 친하던 친구가 날 따돌리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 돌아와서도 친한 친구였던 애와 서먹서먹했는데, 그 친구가 다른 아이에게 말을 했는지 아이들이 알아차렸는지 나머지 아이들도 서서히 날 외면했고 그렇게 한 2주 정도가 지났습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고, 내 힘으로는 해결할 능력이 없어서 마음속에 내키지 않았지만 담임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담임선생님이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만든 친구를 불러 단도직입적으로 내 이야기를 하셨는지 그 아이가 나를 볼 때마다 ‘뭐 저런게 다 있냐?’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오후에 담임선생님이 그 친구들을 몽땅 불러서 상담을 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좋아지기는커녕 아이들은 ‘저거 때문에 집에도 못 간다.’는 그런 못마땅한 표정들이었습니다. 그 날 담임 선생님은 ‘너희들 내일 편지 써오고 선물 가져와.’하며 억지로 화해를 시켰습니다. 그 다음 날 아이들이 선물을 주진 않았지만 편지를 내게 던지듯 건네주었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확인까지 하셨습니다.

그 날 이후 나는 나를 따돌리는 친구들이 있는 자리에 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화장실에서 멍하니 거울을 보며 시간을 보내다 아이들이 밀려올 때쯤 그들과 마주칠까 싶어서 계단에 서있었고, 그 아이들이 내 자리주변에서 놀고 있어서 수업 시작 종을 치기 전엔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집에서는 거울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볼 때마다 눈을 감아버렸고,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내일은 어디에 가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만 하였습니다. 점심시간에 내가 피해 있을 곳이 화장실일까, 컴퓨터실일까…. 내가 교실에 없다고 그 아이들이 신경도 쓰지 않겠지만, 친구들과 담임 선생님만 영원히 보지 않을 수 있다면 지금 난 너무 행복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