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와 극우 더하기 조선일보-김영진

제 목
박정희와 극우 더하기 조선일보-김영진
작성일
2000-11-7
작성자

이름 : 김영진 ( seulk@chollian.net) 날짜 : 2000-11-07 오후 1:25:11 조회 : 129

{박정희와 극우 더하기 조선일보}

[박정희는 단군 할아버지보다 위대하다]

박정희 흉상 철거 소식을 들으며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흉상 철거를 한 사람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50명이 넘는 전담 수사팀이 꾸려졌다는 뒤이은 소식에 싸늘한 한기가 느껴집니다. 그렇지, 우리 나라는 경찰 인력이 남아도는 나라지…

일본군 장교 다카끼 마사오(高木正雄)(=박정희)는 죽어서도 막강한 힘을 자랑합니다. 살아있는 독재자들도 국민들의 손에 의해 심판을 받는 마당에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독재자까지도- 죽은 독재자 박정희는 최대의 정적이었던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었는데도 그 김대중조차 꼼짝 못하게 하는 신비한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박정희 시대의 수혜자들은 그가 죽은 뒤에도 그를 통해 끊임없이 극우 이데올로기를 복제해대며 이익을 창출하는 마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헌법 전문에 4·19 정신을 이어받자고 새겨놓고는 이 민주 정신을 짓밟은 5·16을 찬양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21세기 대한민국의 풍속도를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한단 말입니까? 이렇게 우리 사회의 정신 상태는 아직도 미숙아 수준입니다.

박정희 흉상 철거에 대한 한나라당의 반응은 참으로 한심합니다. 역사가 심판할 테니 그러면 못쓴다네요. 이건 박정희 우상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하던 말이거든요. 역사가 심판할 테니 박정희 기념관이니 뭐니 난리 피우지 말자는 반대측 주장을 어떻게 이렇게 그대로 갖다 쓸 수 있는지… 제 논리에 제 주장이 미끌어지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그래, 그렇게 하자니까.” 하면 어쩌려고… 제가 한 말로 바로 반박이 들어오면 꼼짝 못할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리면 어쩌노… 한나라당도 고통스럽겠죠. 그 당 한가운데 박근혜가 있고, 대구가 있고, 경상도가 있고… 민주당은 성명서도 못낸 모양입니다. 자기 정체성이 무너지는 소리를 스스로 낼 수가 없었겠죠. 김종필당은 노발대발…

“박정희는 단군 할아버지보다 위대하다!” 박정희 흉상 철거 사건 이후 일어난 반응들을 보며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단군상이 훼손당했을 때 어느 권력이 나서서 목소리를 높였던가요? 박정희는 우리 시대 거부할 수 없는 ‘우상’으로 우뚝 서있습니다.

[문제는 극우 세력이다!]

극우 세력들에 대한 점검과 심판 없이는 22세기가 되어도 대한민국의 정신 지수는 바닥을 기는 형편없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극우는 참으로 무섭습니다. <조선일보>가 그 물살을 조종하고 있지요. 장충식 대한 적십자사 총재의 <월간조선> 인터뷰 내용으로 이산 가족 상봉 문제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건도 현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통일 흐름에 딴지걸기를 줄곧 해온 <조선>의 일관성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럴지 모르고 <조선>이 그 인터뷰 기사를 가감없이 대문짝만하게 실었겠습니까?

극우 세력이 왜 무서울까요? 무지막지하기 때문입니다. 목적을 위해 달려나가는 광폭함… 일본인의 역사를 70만 년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유물 발굴 쇼’를 벌인 저 일본의 극우 세력을 보면서 실감하실 것입니다.

박정희 이야기하다 왜 뜬금없이 극우냐고요? 박정희는 극우의 온상이요 고향입니다. <조선일보>는 박정희를 이용해 극우 이데올로기를 교묘하게 양산하여 대한민국을 정신 공황에 빠지게 하고 있습니다.

박정희를 이기지 못하고, <조선일보>를 극복하지 못하고는 우리 대한민국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