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수없는 일을 하다
하고싶은 일로 할 수 있는 일을 덮어서는 안된다. 할 수 없으면서 하고싶은 일을 하면 힘들다. 장기간 세계여행을 떠난다고 무작정 직장을 그만 두는 것과 같다. 다른 여인을 사랑하고 싶다고 아내를 버려야 하는 것과 같다. 그만큼 어렵고 희생이 따른다.
어제는 내가 속한 어느 단체 임원 회의에 참가하여 독하게 쓴소리를 했다. 하고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구별하자고.. 지금 임원이 못하면 모두 물러나자. 할 수 있는 젊은 사람들에게 맡기자.. 쓴소리를 해서 미안했지만 단체 상황을 알면서 적당히 넘어가기는 어려웠다.
사실 그 말은 내가 나에게 하는 소리이기도 했다. 그저께 담쟁이문화원 건물 활용에 대해 간담회를 열었는데, 참가자들이 한결같이 내게 한 소리였기 때문이다. 너는 뭘 하고싶은 거냐?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
작년 이맘때쯤 담쟁이 건물에 입주하고, 하고싶은 것을 모두 할 수 있는 줄 알았다. 소극장에서는 문화가 넘쳐나고, 식당에서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밥을 먹고, 식당 직원은 행복하게 일할 것으로 생각했다.
깔끔한 음식을 제공하고, 식당 직원 노동시간을 줄여 남들처럼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며, 식당 노는날에는 다양한 단체가 식당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를 바랐다.
그런데 식당이 제대로 장사가 안된다. 그래서 메뉴가 늘었고, 일요일 장사를 재개하였고, 조만간 밤늦게 영업시간도 연장할 참이다.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세계여행을 떠나려고 했다. 담쟁이 건물에 걸었던 꿈이 현재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것처럼 지하 소극장도 안돌아갔던 셈이다. 아마추어 단체를 돕기로 했으면 기다리면 될 일이었다. 마음이 급해서 재촉한다고 문화가 생겨나는 것은 아니었다. 큰돈 들여 마련한 공간을 그 무엇으로 채우지 못해 초조했는지 모른다.
할수 없는 일이었는데 하고싶은 욕심이 눈을 가렸다. 아닌 걸 아니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상은 너무나 높았고 현실 벽은 단단했다. 좀더 공을 들이고 현실을 받아들인 뒤에 다시 꿈꿔볼 일이다.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해야 나중에 하고싶은 일을 할수 있다. 앞으로 몇 년 더 고생해야 그 뒤에 세계여행을 떠날수 있다. 그걸 엊그제 인정한 셈이다.
내 분수를 알아서 즐겁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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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 정상철, 이명옥님 외 66명이 좋아합니다..
임민아 옆에서 같이 걸어갈게요^^ 세계여행 떠나시는 날 손 흔들어드릴게요. 화이팅!!
10월 30일 오전 8:26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4..
한효석 든든합니다.. 임민아 군!!! ㅋㅋ
10월 30일 오전 8:38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
장경화 돈 안되는 일이고 돈써야 하는일에 샘 맘을 모르는 세상사람들이 있지요.
있는대로 봐 주지 않고 그뒤에 노림수가 있다고 생각하는 노림수 있는 자들이 있어 생각이 앞서가는 샘이 힘들지요?
가족들이 곁에서 지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샘의 맘을 이해하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바라고요.
제가 드나들어 폐가 될까봐 걱정되요!
그래두 꿋꿋하게 갈께요.
10월 30일 오전 8:45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2..
오정화 인정하고싶지 않은 제 마음을 읽었습니다.
10월 30일 오전 8:48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1..
한효석 장경화/오정화, 매일 벌어지는 이런 과정이 즐겁습니다. 잘 지냅니다. 깨는 ㅡ 깨지는 기쁨.. 흐흐흐.
10월 30일 오전 8:56 모바일에서 · 좋아요 · 2..
지성수 아내와 헤어지지 않고 딴 여자도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압도적 다수인 세상에 맞추어져야 현실적인 계획이겠지요.
10월 30일 오전 8:57 · 좋아요 취소 · 4..
한효석 지 목사님, 목사님 말씀이 지당합니다. 목사님다우세요.. ㅎㅎ
10월 30일 오전 9:00 모바일에서 · 좋아요..
생활수행 흠… 이상과 현실,생각과 현실은 다른게 확실한가 봅니다. 이상이야 마음에서 생겨났기에 자기 맘대로 조절이 가능하고 뛰어 넘기도 한다지만 현실은 벽이고 그 벽은 제거되어야 다음으로 넘어 가므로 현실의 벽을 넘으려면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보아야 할거 같고 더 깊이 있는 연구와 토론도 해보아야 할거 같구요. 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할것도 같네요. 참 고민이 많은 시절을 보내고 계시구만요. 안타까운…
10월 30일 오전 9:20 · 좋아요 취소 · 3..
아그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과정도 쉽지 않고
그 치부를 인정하는건 더 더욱 어려운 일이지요!
원장님은 그 자체로 이미 선인 입니다
기다리면 해뜰날 있을겁니다….
맘으로 항상 응원합니다
10월 30일 오전 9:22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2..
오산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있던가요. 마구마구 흔들리세요. 부러지지만 않으면 됩니다.
10월 30일 오전 9:29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5..
한효석 응원해주시는 분들때문에 기운납니다. 고맙습니다.
10월 30일 오전 9:54 모바일에서 · 좋아요..
김순흥 속없는 사람들, 미친 사람들, . . . ㅎㅎㅎ
오늘이 비영리 민간연구기관 ‘한국사회조사연구소’를 만든다고 건물주인과 계약을 한지 딱 20년이 되는 날이네요. 1993년 10월 30일. 지난 20년, 하고싶은 일을 하느라고, 41살에 시작한 것이 이제 61살 환갑이 되었네요. 한국에 돌아와 24년을 지낸 중에 거의 모든 시간을 쏟은 일. 남들이 하는 말로 하자면, ‘한참 일할 나이’에 모든 것(시간, 에너지, 돈, . . .)을 쏟아넣은 20년인데 . . . “뭐가 남았지?” 마음속으로 하나씩 결산을 해보니, . . . [없어진 것] 20년의 세월, 십수억의 돈(적자), 친구들(못 챙기고 못 놀아줘서), 열정(나이가 들어서 식어요), . . .[남은 것] 수백권의 보고서와 연구자료(돈 안주면 아무도 하지 않는, 그러나 필요한), 헛 이름(겉으로만, “수고 많이 하십니다, 좋은 일 하십니다”), 아쉬움(그래도 하고 싶은 일이 더 있어서), 오기와 자만(스스로 위로하느라고), 원망과 원수(진실이 밝혀져서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 . . “그런데, 세상이 달라진 건 뭐지?” 20년전에 썼던 칼럼들을 보니, 날짜만 바꿔서 그대로 내놔도 지금 하고 싶은 말들. . . .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은데,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요? ㅎㅎㅎ 아침부터 넑두리. 한 선생님, 힘내고 기다립시다.
10월 30일 오전 9:57 · 수정됨 · 좋아요 취소 · 6..
김영의 하고 싶은 일과 할 수있는 일을 구분해 내는 것도 지혜가 필요한 것 같아요
10월 30일 오전 10:05 · 좋아요 · 2..
조관제 제 앞가림에만 눈이 어두워 형님 노릇 제대로 못한 부끄러움만 거득합니다. 달려 갈게요 달려 가야 합니다 제가…
10월 30일 오전 10:23 · 좋아요 · 3..
송헌수 앞으로 제가 가야할 길을 앞서 가시니 ~ 한선생님의 발자욱만 따라갑니다. 조금 돌아가도~ 서두를 것 없이 오늘도 으랏차차~~~ ^^
10월 30일 오전 10:34 · 좋아요 · 3..
윤혜민 제게도 그 말씀 해주셨죠..늘 명심 또 명심!! 할수있는일 먼저 최선을 다하고..하고싶은일은 포기하지만 않으면 언젠간 이뤄지리라 믿습니다..늘 존경하고 감사합니다아~!!^^
10월 30일 오전 11:19 모바일에서 · 좋아요 · 4..
김덕영 한효석 하고싶은일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에 멘붕에 빠져있는 일인입니다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글 감사합니다
10월 30일 오전 11:57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2..
김기곤 · 양주승님 외 29명과 친구
계획이 아닌 감당할 수 있는 만큼으로 조금씩 번져가야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화는 생활의 일부니까요. 힘내세요
10월 30일 오후 12:25 · 좋아요 취소 · 1..
이명옥 그래서 같은 지점을 바라보며 같이 가는 발걸음이 필요한 것이지요. 선생님 탓은 아닌 것 같지만 뭔지 안타깝고 답답합니다
11월 1일 오후 3:24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1..
정상철 저도 원했던 일을 하고 있는데, 요즘은 여러가지로 힘드네요. 그래서 마음은 갈팡지팡인듯~, 저같은 평범한 사람들로서는 그 둘 다(지금 하시는 일과 분수를 알게되는 일)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깨달음이 있다면 이제는 실천이 문제인듯~. 힘내시죠~
11월 1일 오후 5:37 · 좋아요 취소 · 2..
최민우 너무나 공감되고 지금이라도 선생님의 글을읽을수 있다는것이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지난시간을 돌아보면 해야할 일들을
하고싶다는 일이 있다는 이유로 미룬것들이 많습니다. 오늘 하루도 선생님의 글을 읽고
하루에 충실하기 위해 출근합니다.
11월 5일 오전 7:40 모바일에서 · 좋아요